그룹 패권을 두고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일본 도쿄 하네다발 대한항공 KE2708편을 타고 오후 2시 29분께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롯데 '형제의 난' 사태 이후 줄곧 아버지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해 온 신 회장(측)이었지만, 정작 이날 신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 '몰아가기' 논란에 대한 질문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여유 있는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선 신 회장은 "멀쩡한 아버지를 치매 환자로 몰았다는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굳어진 표정으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어 신 회장은 '롯데는 한국 기업이냐'는 질문에 "롯데는 전체 매출의 95% 이상이 국내에서 발생하는 한국기업"이라고 답하며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발생해 유감이다. 국내외 국가 경제 이바지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신 회장은 신 총괄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과 경영분쟁, 일본 롯데 홀딩스 우호지분 확보 등 민감한 내용에 대해서는 "여기서 대답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끼며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과) 이른 시일 안에 만나 이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신 총괄회장의 '지시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신 회장은 "(지시서는) 법적인 효력이나 그런 거 없는 서류라고 그렇게 생각한다"며 그간의 견해를 유지했다.
한편 신 회장의 입국 일정이 확정된 가운데 앞서 지난달 29일 입국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달 내 일본으로 돌아가 신격호 회장의 대표이사 복귀 등을 승인 안건으로 한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