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부진' 조선 빅3, 해양플랜트 역량 강화해야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 빅3'로 불리는 3사는 같은 날 올해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업계가 예상했던 대로 3사의 영업손실의 합산은 4조 원 대 규모였다. 3사의 영업손실은 4조7516억 원이며 상반기 영업손실은 4조9603억 원으로 5조 원에 가깝다.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한 조선사는 대우조선해양으로 증권업계의 예상대로 3조 원 대 손실을 기록했으며 현대중공업이 가장 적은 손실을 반영했는데 이는 지난해 3조 원의 해양플랜트 손실을 털어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당초 예상보다 약 5000억 원이 웃도는 1조5000억 원대 손실을 기록했다.
3사는 공통적으로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탓으로 공정이 지연돼 추가비용이 발생하거나 공사대금을 제 때 받지 못한 여파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조선업계는 올 하반기 미청구된 공사금을 받게 되면 차츰 유동성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숙제로 제기됐다.
29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3조318억 원의 영업손실과 2조391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각각 적자전환이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4% 줄어든 6조1425억 원, 영업손실은 3조751억 원, 당기순손실 예상액은 2조5640억 원을 예상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0년 이후 해양 프로젝트가 대형화, 고사양화 되면서 난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시공사가 설계까지 맡아 처리하는 턴키공사(EPC)로 수주했으며, 결과적으로 발주사와 건조사 모두 기존에 경험한 적이 없는 혼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반잠수식 해양시추선인 송가(Songa) 프로젝트와 같은 미경험 해양프로젝트 건조과정에서 발생한 공정지연 등으로 실행예산(총예정원가)이 증가하여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또 "빈번한 설계변경 발생에도 불구하고 선주 측의 보상 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원가상승분을 사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제품의 공정율이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에나 손실 규모의 정확한 산출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실적발표에서 손실이 미반영돼 불거진 의혹에 대해 해명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비록 이번 대규모 손실 발생에도 불구하고 현재 회사는 정상적인 공정 진행 및 영업활동을 영위하고 있으며 금융거래도 기존과 같이 유지돼 현재 회사의 유동성에도 문제가 없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또 대우조선해양 측은 LNG선 등 지난해 대거 수주한 고부가가치 선박의 건조가 본격화되는 올해 3분기부터는 실적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올해 2분기 1조5481억 원의 영업손실, 1조1550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각각 적자전환했다.
삼성중공업의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7% 줄어든 1조4395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2분기 대규모 손실 및 적자전환은 해양플랜트 부문의 공정지연으로 인한 추가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올 2분기 매출 11조9461억 원, 영업손실 1710억 원, 당기순손실 2424억 원 등의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3% 줄고, 당기순손실은 1,172억원 늘어난 반면, 영업손실은 214억원 감소하며 손실 폭을 줄였다.
현대중공업 측은 영업손실에 대해 조선부문 반잠수식시추선 등 특수선박 인도지연으로 인한 추가비용 발생, 해양부문 해외 현장 설치공사비 증가 등으로 설명했다.
반면, 엔진기계부문과 전기전자시스템부문, 그린에너지부문 등은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됐으며, 정유부문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정제마진 호조로 흑자 폭이 확대돼 전체적인 영업손실 규모는 축소됐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조선·해양부문 업황 회복이 더뎌지면서, 실적 개선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면서 "공정 안정화와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 수익성 위주 영업 활동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전개해 나감에 따라 하반기 실적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팩트 | 권오철 기자 kondor@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