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롯데그룹 지배 안정적 지분 장악 가능할까
아버지를 앞세우고 벌어진 신동빈-신동주 간 '형제의 난'이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나머지 형제들 사이에서 대립 전선이 형성돼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의 복잡한 지분구조 등이 언제든지 2차, 3차 형제의 난을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8일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전격 해임되면서 명예회장직으로 물러나게 됐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의 방어 전선이 탄탄한 것만도 아니다. 롯데그룹 내의 지분 구조가 복잡한 데다가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을 확고히 할 정도의 지분을 받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일본 롯데홀딩스가 롯데호텔을 바탕으로 롯데쇼핑을 비롯한 한국롯데의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지분 8.8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으며 롯데호텔의 주식은 일본 롯데홀딩스(19.07%)를 비롯한 일본의 롯데 관련 투자주식회사들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20% 안팎으로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되레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율이 두 아들보다 높은 28% 정도다.
또 한국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율도 엇비슷하다. 롯데쇼핑의 경우 신동빈 회장 지분율은 13.46%며 신동주 전 부회장 지분율은 13.45%로 겨우 0.01% 포인트 차이다. 여기에 신영자 이사장 까지 롯데쇼핑 지분 0.74%를 갖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경우 우호지분에 따라 얼마든지 대주주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눈여겨 봐야할 것은 일본의 비상장법인 광윤사(光潤社)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7.65%를 갖고 있는데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 지분의 50%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지분의 상속 여부에 따라 롯데그룹의 경영권이 누구에게 넘어가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모두 광윤사 지분을 어느 정도 소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확인된 바 없다.
이러한 이유로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이 가진 롯데홀딩스 지분을 누구에게 넘겨주느냐에 따라 형제의 난 전개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돼 신동빈 회장은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소유권의 척도인 지분을 높여야 한다.
한편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으로 출국한 지 하루 만인 28일 밤 10시쯤 신영자 이사장과 함께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이날 휠체어를 탄채 등장한 그는 두 아들의 경영권 다툼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김아름 기자 beautifu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