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지나간 7월 유통가, '밀착 마케팅'으로 소비 불씨 되살린다

비 오는 날엔 파전 날씨 마케팅 통할까 메르스로 인해 온라인 쇼핑몰에 고객을 빼앗긴 대형 유통업체들이 반격에 나섰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날씨로 인한 고객들의 소비행태 변화를 관찰해 맞춤형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더팩트DB

유통업계, 소비행태 빅데이터로 정밀 분석

메르스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가 쉬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들이 본격적으로 재기에 발동을 걸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집객효과가 큰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를 피해 온라인몰로 이동한 고객들을 다시 불러모으기 위해 소비행태를 면밀히 분석한 뒤 '밀착 마케팅'을 펼치며 매출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13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메르스로 인한 신규환자와 사망자가 모두 발생하지 않았다. 시장조사회사 칸타월드패널이 조사한 '메르스 여파로 인한 소비자 구매패턴 변화'를 보면 전국 5000여 가구 가운데 아이(0~9살)가 있는 가구의 경우 메르스의 영향으로 쇼핑행태가 달라졌다고 한 응답자가 65%에 달했다. 전반적으로 소비재 구매를 자제하는 가운데, 장보러 나설 때도 대형마트나 대형쇼핑몰을 피하고, 온라인 채널을 이용한 것이다.

대형 유통업계들은 메르스 장기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종 이색 마케팅을 실시, 떠난 고객들의 발걸음을 되돌릴 계획이다. 백화점과 마트들은 식당가 페스티벌, 미아 방지용 제품, 열대야 방지 여름 침구 기획전, 장마철에 파전에 막걸리를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는 점을 고려한 밀가루, 부침가루 행사 등 시의성을 고려한 제품들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열대야·휴가철·장마·미식가 등 소비자 밀착형 마케팅

장마철 저녁 풍경 우산을 쓴 사람들이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일대를 지나고 있다. /더팩트DB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주말 기간 고객 잡기 총력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외식을 즐기는 '미식가' 고객을 겨냥해 전국 13개 점포에서 '식당가 고메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브랜드별로 여름 한정 기획 메뉴를 2인 이상 주문한 고객이나 단일 매장에서 2만 원 이상 식사를 한 고객, '밀탑' 빙수에서 2인 이상 메뉴를 주문한 고객에게 오션월드 40% 할인권을 증정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 퇴치'를 내걸고 시원한 여름 침구 특별전을 진행했다. 매년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원한 소재의 여름 침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요에 맞춰 실용적인 침구세트를 7만9000원에 판매하는 '79특가'와 브랜드별 초특가 상품 등을 소개하며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반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7월~8월의 장마철에 밀가루 및 부침가루 판매규모가 평월에 비해 30% 이상 증가한다는 점에 착안해 '장마 마케팅'에 나섰다. 소비자가 비 오는 날 떠올리는 요리와 먹고 싶어하는 요리를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강수량이 높을 수록 전과 부침 요리에 대한 검색량과 부침가루 판매액이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드러났다. 이같은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부침가루, 밀가루, 식용유 등 파전과 수제비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제품과 레시피를 온오프라인에 적극 소개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휴가철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부모들의 니즈를 간파했다. 여름 휴가 시즌을 맞이해 전국 60개 점포에서 '미아방지 리니어블 밴드'를 판매하고 있는 것. 여름 휴가 시즌은 1년 중 미아 사고 발생률이 가장 높은 기간으로, 2013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18세 미만 아동 실종 신고 건수 2만 3089건 가운데 48%(1만1141건)가 7~9월 여름 휴가철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아방지용 밴드. /롯데마트 제공

'미아방지 리니어블 밴드'는 무선 전송 기능(블루투스: Bluetooth)을 이용해 휴대폰 전용 어플리케이션(app)과 밴드를 연결함으로써 위치를 확인하는 미아방지용 스마트 밴드다. 아동이 부모로부터 일정 거리(2~30M) 이상 벗어나게 되면 연결된 휴대폰으로 알람이 작동되고, 전용 어플리케이션으로 아동의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

이마트는 기존에 접해보지 못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물건을 구매해보는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새로운 과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새로운 품종의 과일을 발굴하고 있는 것. 이마트는 오는 16일부터 지난 2011년 국가주도 수출전략품종으로 선정돼 안성과 거창에서 재배하고 있는 '체리자두'를 판매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이마트에서 판매된 과일 매출을 살펴보면 일반수박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감소한 반면, '망고수박'은 100%이상 매출이 증가했고, 일반 바나나는 매출이 17% 줄었지만 바나플은 86.7%, 로즈바나나는 31% 매출이 늘었을 정도로 신품종의 과일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6월 초 대비해 최근 점점 소비가 살아나고 있어 휴가시즌 전 소비 불씨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팩트 | 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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