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국민연금 합리적 판단 기대" VS 엘리엇 "합병 끝까지 반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결정 짓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찬성과 반대 세력 간 기 싸움이 치열해 지고 있다.
합병안과 관련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과 법정공방에서 우위를 점한 삼성 측은 "합병의 정당성을 검증받았다"며 여세를 몰아 주주 설득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엘리엇 측은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 견해를 담은 서신을 보내는 등 합병저지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8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 참석한 계열사 대표들은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을 촉구하며 합병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국민연금에 이번 합병이 주가에 어떤 보탬이 될지 성실하게 설명했다"며 "국민연금이 찬성한다면 합병이 성사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발표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보고서와 증권가에서 제기되는 합병 반대 의견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이 여러 보고서를 참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ISS보고서 역시 여러 참고 자료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며 "합병 발표 이후 국내 증권사에서 수십여개의 관련 리포트가 발표됐지만, 한화증권만 유일하게 합병이 무산될 것으로 예상했고 나머지 증권사에서는 모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고 밝혔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역시 이날 합병에 반기를 든 엘리엇과 관련해 "벌처펀드의 집단 공격"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반대 보고서로 인해 안타깝게도 ISS의 권위가 손상됐다고 생각한다. (합병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국내 주요 기업들의 대주주이자 장기투자자인 국민연금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며 합병 찬성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삼성 측이 합병의 당위성을 알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엘리엇도 이날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를 촉구하는 공개서신을 보내며 맞불을 놨다. 엘리엇 측은 "합병안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 및 임시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가 표결 결과에 반영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서신에서 "삼성은 삼성물산의 기업 가치를 저평가해 너무 낮은 합병비율을 산정,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전가하고 있다"며 "삼성 측이 주장하는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 역시 현실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이날 국민연금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라고 권고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보고서에서 양사 합병 비율이 법적으로는 정당한 절차를 밟아 산정됐지만 제일모직 주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삼성물산 주가가 낮은 시점에서 산정된 만큼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