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억 비자금 조성 혐의 코스틸 회장 "말이 바로 안 나와요"
135억여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된 박재천 코스틸 회장(59)이 법정에서 기억장애를 호소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이동근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박 회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그는 "뇌경색과 우울증, 공황장애, 기억장애가 같이 와서 말이 바로 나오지 않는다"고 입을 뗐다.
재판부가 '몸이 불편한가. 괜찮은가'라고 재차 묻자 박 회장은 "천천히 말하면 괜찮다"고 답했다. 이어 '왜 재판을 받게 됐는지 아느냐. 코스틸과 코스틸홀딩스에 관련된 내용을 아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네"라고 했다.
박 회장은 이날 하늘색 수의를 입고 휠체어에 몸을 맡긴 채 법정에 등장했다. 안경을 쓰고 흰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상태였다. 박 회장의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박 회장이 검찰 수사 기간 집을 오가다가 스트레스에 뇌경색으로 쓰러졌다"며 "산소호흡기가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재판부에 진단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단기기억상실증 진단도 받았다"며 "본인이 한 말을 직접 적어놔야 어떤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박 회장의 단기기억상실증 진단서를 조만간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이 재판에 임할 준비가 덜 됐다고 주장해 다음 달 3일 오전 10시 30분에 다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억상실증을 호소하는 박 회장에 대해 누리꾼들은 공분했다.
"정신 차리게 메르스 주입해라(blee****)", "서울삼성병원에서 치료 받자(memj****)", "자기 마누라도 기억 못할 분일세(wkd8****)", "와 이런 놈도 다 있네. 대박(0911****)", "참 가지가지 하십니다. 며칠 전 전재산 몰수했는데 혹시 그것도 모르냐고 물어보지. 어떤 반응 보일지 궁금하네(bong****)", "꼭 저런 인간들은 발각 전에 멀쩡하다가 발각되면 중병 환자가 된다니까(ekrk****)", "이럴 수록 가중처벌 해야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되면 나라 망하는 길(kk60****)", "사기꾼들은 법정에서도 사기칠 생각만 하는구나(echo****)", "휠체어로 약할 것 같으니 새로운 병명 추가하셨네(arsv****)" 등 박 회장의 병명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재벌들은 공통적으로 정신병이 있네요(pcm1****)", "조만간 개그콘서트에 나올듯(bebe****)", "다른건 몰라도 계좌 비밀번호는 절대 안 까먹을듯(jtea****)", "뒤통수 100번 맞으면 저절로 낫는다(1110****)", "자기가 회장인 건 안 까먹나보네(xoxx****)", "기억 안 난다니까 감옥서 기억나게끔 50년형 때려라(ppp2****)", "간만에 막장드라마 등장했네(bich****)", "살다살다 이런 강적은 처음 본다. 기네스북감이다(cale****)", "허허 대한민국은 메르스에 뚫리고 국회의사당은 삼성맨에게 뚫리고 법정은 기억장애로 뚫리겠구나(naid****)", "기업총수가 기억장애 있으면 물러나야 하는 거 아닌가?(dark****)",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란 것은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자 뿌리인데, 이런 기업비리는 그 뿌리를 썩게 만든다. 미국처럼 몇십년에서 몇백년까지 판결해서 평생을 감옥에서 썩게 만들어야 한다(kwon****)" 등 건강상태 악화를 이유로 135억 원어치의 불법행위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박 회장의 작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군대 못가는 장애가 있는 사람이 정치하고 정신 이상자가 사업하는 우스운 나라네(jihu****)", "황교안 군대 갔다오는 소리 하고 있네(moon****)", "이분 최소 국무총리감(mabl****)"이라고 말하며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2005부터 2012년까지 포스코 측으로부터 중간재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납품 가격이나 거래량을 조작하는 수법 등으로 135억여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를 받고 있다.
[더팩트 | 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