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1테라바이트 시대 열려
최신 비디오게임기가 1테라바이트(TB) 용량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이전 세대 모델이 막 출시되기 시작하던 약 10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시장에 고용량 게임의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는 징후여서 앞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 영화 같은 게임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9일(현지시간) 자사 비디오게임기 ‘엑스박스 원’의 1테라바이트 모델을 새롭게 공개했다. 겉모습은 이전과 비슷하지만 물리적인 저장공간인 하드디스크의 용량이 기존의 500기가바이트(GB)에서 두 배나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1테라바이트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본체와 함께 신형 조작기(콘트롤러)도 발표했다. 다른 회사의 헤드셋도 사용할 수 있도록 3.5mm 스테레오 잭을 탑재한 점이 주요 특징이다. 신제품은 북미 기준으로 오는 16일부터 미화 399달러의 가격으로 판매된다. 국내 시판일은 미정이다.
약 10년 전 등장했던 이전 세대 모델인 ‘엑스박스 360’이 100기가바이트도 채 갖추지 못한 점을 미뤄보면 신제품은 저장공간 기준으로 10배 가까이 발전한 셈이다. 1024기가바이트를 뜻하는 1테라바이트는 MP3 파일 25만개, 표준화질(SD)급 영화 500편, 고화질(HD)급 영화 125편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테라바이트급 게임기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이 시장에서 테라바이트급 제품이 기존 기가바이트급 제품을 빠른 속도로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원’을 시작으로 불어 닥친 이러한 움직임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와 닌텐도가 개발 중인 ‘닌텐도 NX’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니의 경우 지난 9일부터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플레이스테이션4 제트 블랙 500기가바이트’ 제품의 생산 종료 소식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만큼 이 회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 관계자는 “본사로부터 공식 발표는 현재 없다”고 밝혔다.
비디오게임기가 테라바이트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이면에는 늘어난 게임 용량과 인터넷을 통한 각종 부가서비스에 힘입은 바 크다. 무엇보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비디오게임은 한 편의 영화를 방불케 할 만큼 압도적인 영상미를 갖춰 물리적인 저장공간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게임의 용량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다. 손안의 게임 만해도 이미 1기가바이트를 넘어 수기가바이트의 게임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디오게임 콘텐츠의 데이터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저장공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드디스크가 비디오게임기에 장착되면서부터 저장공간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더팩트 | 최승진 기자 shai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