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 입국 심사관 증원
일본 간사이국제공항(関西国際空港)의 입국 심사를 담당하는 오사카입국관리국(大阪入国管理局)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엔저 등의 영향으로 올 들어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일본 방문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혼잡할 때는 임원들까지 총동원돼 비상시 태세를 갖추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엄정한 심사와 신속함 사이에서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달 말 간사이국제공항 제1터미널 남쪽에 있는 입국심사장. 오후 12시 중국과 대만 등에서 비행기가 연달아 도착하자 입국심사 게이트에는 약 천 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렸다.
오사카 입국 관리국 간사이공항지국 담당자는 8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4월부터 급증했다"며 "비행기가 연달아 도착하는 시간대에는 입국 심사대 앞 검역소 앞까지 관광객들로 꽉 들어찬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 출신의 한 여성은 이날 "도착해서부터 모든 입국 수속을 끝내기까지 2시간여 가까이 걸렸다"며 피곤한 기색을 내비쳤다.
지난해 간사이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은 과거 최고 수준인 352만 명에 달해 일본내 주요공항에서 최초로 자국 이용객 수를 넘어섰다. 엔저와 쉬운 비자 발급으로 인해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아시아 관광객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간사이 국제공항은 아시아로부터 들어오는 항공기가 국제선의 약 85%를 차지한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올 들어 지난해의 1.5배를 넘는 속도로 증가, 벚꽃이 만개한 지난 4월에는 한달 동안 과거 최대치인 46만 명을 기록했다.
그에 비해 오사카입국관리국의 정원은 271명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절반이었던 2007년에 비해 고작 38명만 증원됐다. 입국심사 시간이 40분 이상씩 소요되는 이유다.
100여명의 입국심사관들은 간사이국제공항 내 3곳의 입국심사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국장 등 임원급들도 현장에 투입된다. 일본의 대표 휴가철인 골든 위크기간에는 본사에서 인원을 수혈받아 어떻게든 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가을부터는 사전에 지문등록을 마친 내국인과 중장기체류 외국인들을 위한 자동 심사대 8대를 도입했다. 남는 인력과 심사대를 외국인 심사용으로 돌렸다.
일본 법무성은 올해 입국심사관을 39명 증원하기로 결정하고 혼잡완화에 나섰다. 법무성은 "5년 후 도쿄올림픽에 외국인 방문객 2000만 명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며 "일본 내 어느 공항에서든 20분 이내로 입국 심사를 마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더팩트 | 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