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특종-이건희 회장 병상 투혼 포착②] '사실'을 가린 '헛소문', 루머와 진실은?

<더팩트>가 지난달 22일 밤 단독으로 카메라에 담은 이건희 회장은 위독하다는 세간의 일부 루머와 달리 평온한 상태로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글로벌 삼성의 총수 이건희(73) 삼성전자 회장이 '자발 호흡'을 하면서 건재한 신체 상태로 재활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모습이 이 회장 투병 생활 1년여 만에 처음으로 확인됐다. 신개념 대중종합지 <더팩트>는 최근 이건희 회장이 평온한 상태에서 삼성서울병원 VIP병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과 그룹 수뇌부들이 업무 보고를 하는 장면 등을 단독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더팩트>는 이 회장 건강 상태를 둘러싼 세간의 억측이나 악성 루머 등이 삼성은 물론 나라 경제 차원에서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비정상적 현상이라고 판단, <더팩트> 카메라에 잡힌 이 회장의 근황을 보도한다.<편집자 주>

언론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뉴스 메이커와 세상의 일에 대해 검증하는 것이다. 기자는 의문이나 의혹이 제기되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책임 방기다. 그러므로 기자는 "사실이다, 아니다"는 명확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파헤칠 수밖에 없다. <더팩트>는 반복적으로 돌고 있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 관련 루머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현재 건강 상태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사진을 카메라에 담았다.

신개념 인터넷 대중종합지 <더팩트>는 글로벌 삼성의 총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자발 호흡을 하면서 현재 건재한 상태로 재활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모습을 단독으로 포착했다. / 그래픽 = 손해리 기자

<더팩트>가 단독으로 찍은 삼성서울병원 20층 VIP실에 입원 중인 이건희 회장은 항간에 '위독하다'고 떠도는 헛소문과 달리 삼성 측의 설명대로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위중 환자인 경우 호흡기는 물론이고 삶과 연결시키는 각종 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건희 회장의 병상에선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울러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하루에 두 차례씩 정례 보고를 한다는 것도 확인됐다. 삼성 측은 최지성 실장이 매일 아침과 저녁 두 차례 회장의 병실을 찾는다고 했지만 이 또한 반신반의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건희 회장이 의식이 없더라도 ‘회장님 보고’ 의무는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측은 최지성 실장이 매일 아침과 저녁 두 차례 회장님의 병실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의 의식이 없더라도 회장님 보고 의무는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은 지난달 15일 밤 이 회장의 병실을 찾은 최지성(오른쪽) 실장. /배정한 기자

◆'사망설'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졌다

이번 사진으로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이나 '건강 악화 루머'는 종지부를 찍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이건희 회장이 입원한 뒤 잊을 만하면 한번 씩 증권가 정보지에 건강 관련 루머가 나돌아 증시를 출렁이게 했지만 비교적 건재한 신체 상태로 재활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사진은 세간의 의혹을 씻기에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대기업의 한 홍보 담당자는 "객관적 위치에 있는 쪽에서 이건희 회장의 근황을 전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루머는 종식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더팩트가 그 모습을 렌즈에 담았다면 당분간 위독설은 설 땅을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각종 루머는 삼성 측의 설명에도 이를 입증할 만한 사진이나 물증이 없어 사라지지 않고 진행형이었다. 삼성 측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호전과 회복이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해도 결코 사라지지 않은 것은 '물증'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일각에선 이건희 회장이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또는 동영상이나 사진이라도 등장해야 그 루머가 종결될 것이라며 사실상 삼성에 결단을 촉구하는 모양새까지 벌어졌다. 한마디로 루머가 사실무근이라는 것을 보여 달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가 않은 게 현실이다. 사망설을 잠재우기 위해 물증을 제시했다가는 또 다른 루머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삼성그룹이나 삼성서울병원 측은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공급하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건강 루머는 잊을 만하면 돌고 또 돌았던 '악순환의 고리'가 이제 끊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월 9일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73세 생일 및 삼성그룹 사장단 신년 만찬에서 이 회장(가운데)이 홍라희 여사(왼쪽),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함께 로비에 들어서고 있다. /문병희 기자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한 건강 악화 루머의 실체

이건희 회장 루머를 둘러싼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4월 15일 주식 시장을 요동친 사망설이다. 당시 온라인에서는 '이건희 회장 사망설'이 빠르게 퍼져 나갔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입원 중인 이건희 회장이 사망했고, 삼성 측이 하루이틀 사이에 사망을 발표 한다'는 이른바 '지라시'가 일파만파로 퍼졌다. 당시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은 증권가를 강타, 삼성그룹 관련주들의 주가가 요동치며 난리법석이 났다.

증권가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 문제가 삼성 주가에 민감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 작전 세력이 움직였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금융 당국과 거래소는 사망설로 선량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시장 감시 기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삼성 측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말 그대로 루머일 뿐,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는 변화가 없다”고 즉각적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소문은 빠르게 번진 뒤였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왜 시장에 불필요한 루머가 퍼지는지, 어떤 이유로 이런 루머를 퍼뜨리는지 알 수 없다”며 “(이건희 회장의) 건강은 이전 상태에서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밤 이건희 회장이 삼성서울병원 20층 VIP 병실에 편안한 표정으로 누워 있다. 이번 사진으로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이나 건강 악화 루머는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효균 기자

◆루머 확산 방지 해결책은 '사실 확인'

문제는 사망설이 나돈 게 이때가 처음이 아니란 것이다. 지난해 5월 10일 밤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투병에 들어간 후 ‘이건희 사망설’은 지금까지 꾸준히 돌고 있다. 입원한 달의 중순에는 ‘사망했다’는 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가 나와 충격을 줬고, 석 달이 지난 8월 한 달 동안에만 수차례나 사망설이 나돌며 이건희 회장의 죽음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당시 삼성 측이 ‘회장님’의 반복되는 사망설이 다시는 퍼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방식인데 이는 삼성 최고위층에서 머리를 맞대어 최선의 방법을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고 숨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사실이 아닌 악성 루머가 퍼지지 않도록 잠재울 방법을 삼성에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루머가 돌면 사실무근이라는 형태를 반복할 것이냐”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악성 루머나 억측을 잠재우기 위한 삼성그룹의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하는 또 다른 관계자도 있다. 모두가 삼성이 차지하는 국내 경제계의 비중과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오너의 건강 문제는 투자자뿐만 아니라 증권시장, 국내 경제 및 국제 경제 관계자들의 매우 중요한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22일 밤 이건희 회장의 병실을 찾은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이 회장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사실 악성 루머는 눈에 보이는 실체가 없을 경우 더 의심에 의심을 먹고 자란다. 루머 차단은 결국 그 의심의 뿌리를 잘라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더팩트> 단독 보도로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이나 건강 루머는 한동안 발을 붙일 수 없게 됐다. 그렇다고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수뇌부는 <더팩트>의 취재로 이건희 회장의 건강 회복이 대외적으로 확인됨에 따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건강 관련 루머를 보다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팩트│성강현 기자 dank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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