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첫 공식석상 '호암상'…차분한 등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공식석상 등장이 조심스럽게 이뤄졌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예년과는 다르게 취재진과 직접 마주하지 않고 바로 호암 시상식장으로 들어가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1일 이재용 부회장은 와병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진행된 '2015년 제 25회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번 호암상 참석은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로서 이재용 부회장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첫 공식석상으로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선임된 이후 삼성그룹의 실질적 중심에 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상식을 30분 앞둔 2시 30분께가 되자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그룹 주요 최고경영자들이 하나둘씩 얼굴을 드러냈다. 다양한 연령대의 내빈들이 꽃다발을 들고 프레스라인 안으로 유유히 걸어들어왔다. 취재진은 지하 1층에 있는 호암아트홀 정문과 1층의 입구 두 곳으로 동시에 들어오는 내빈들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분주히 고개를 움직였다.
당초 정문으로 입장할 것으로 알려졌던 이 부회장은 취재진과 직접 마주하지 않고 2시50분께 바로 호암상 시상식상으로 이동했다. 이 부회장은 자신에게 쏠린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에도 차분한 표정을 지으며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의 옆자리에 착석했다. 이 부회장은 미소를 띤 얼굴로 손 이사장과 조용히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곧이어 뜨거운 박수와 함께 2015년 수상자들이 입장했다. 무대 오른쪽에서부터 차례대로 등장한 수상자들은 국기에 대한 경례를 마친 뒤 자리에 앉았다. 호암재단 손병두 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시상식은 각 수상자들의 업적과 담긴 동영상과 소감으로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수상자들의 소감이 끝날 때 마다 박수를 보내며 이들의 수상을 축하했다.
호암재단은 올해 수상자로 천진우 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과학상), 김창진 미국 UCLA 교수(공학상), 김성훈 서울대 교수(의학상, 김수자 현대미술작가(예술상), 백영심 간호사(사회봉사상) 5명을 선정했다.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순금 메달(187.5g), 상금 3억 원이 수여됐다. 수상자들은 각자 떨리는 목소리로 감격에 겨운 소감을 말하며 와병중인 이건희 회장의 빠른 쾌유를 빌었다.
호암상은 인재양성을 중요시하는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 이건희 회장이 제정했다. 매년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물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시상식이 끝난 후 바로 자리를 뜨지 않고 수상자들과 일일히 악수를 나누며 수상을 축하했다.
[더팩트 | 중구=김민수 기자 hispiri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