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 서울 면세점 ③] 면세점 명당은? 한화·SK·이랜드

한화, SK네트웍스,이랜드가 각각 63빌딩과 동대문 케레스타, 강남 뉴코아아울렛을 시내면세점 부지(왼쪽부터)로 선정했다./더팩트DB

관세청이 15년 만에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내놓으면서 유통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입찰 대상은 대기업 2곳과 중소기업 1곳이다. 특히 이번 신규 면세점 사업권은 정체기에 들어선 유통업계를 구해낼 구원투수가 된 실정이다. 때문에 면세점 부지 선정에 대한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팩트>는 시내면세점 사업권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의 면세점 부지를 파헤쳐 본다. <편집자 주>

한화갤러리아는 여의도 63빌딩에 면세점을 마련한다. 63빌딩은 공항과 가깝고 4곳의 특급호텔이 인근에 있다는 게 강점이다.

◆ 한화 '교통 인프라 부족' 극복할 수 있을까

한화갤러리아의 선택은 여의도 63빌딩이다. 한화는 서울시 영등포구 63빌딩에 연면적 3만6000㎡(1만1000평 내외)의 면세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63빌딩은 인천공항과 55km, 김포공항과는 15km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가까이에 4곳의 특급호텔도 갖췄다.

그러나 <더팩트> 취재진의 취재에 따르면 63빌딩은 지하철역과 접근성이 떨어졌다. 직접 걸어본 결과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3번 출구에서 63빌딩까지는 도보로 약 16분 거리다. 9호선 샛강역 3번출구에서는 걸어서 약 20분이 걸린다. 63빌딩은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하철 1호선 대방역과 5호선 여의나루역, 여의도역, 9호선 샛강역에 무료셔틀버스를 운행중이다.

인근에 위치한 대형 쇼핑센터인 IFC몰과도 차로 10분 거리다. 만약 차가 없는 개인 관광객일 경우 IFC몰을 찾아가는 것 역시 어려워보였다. IFC몰은 국내 최초로 오픈하는 홀리스터를 비롯하여 H&M, 자라, 유니클로, 마시모두띠, 에잇세컨즈 등 국내외 주요 SPA 브랜드와 망고, 바나나리퍼블릭, 갭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모두 모여 있다.

63빌딩 앞 표지판. 63빌딩은 지하철 1호선 대방역과 5호선 여의나루역, 여의도역, 9호선 샛강역에서 무료셔틀버스를 운행중이다.

이에 따라 한화가 63빌딩 자체만으로는 외국인을 끌어들일 관광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화는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 전망대, 수족관, 아이맥스 영화관 등의 관광 콘텐츠와 ▲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한강유람선 등의 레포츠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사업권 입찰을 준비 중인 유진기업이 인근의 여의도 옛 MBC사옥을 면세점 입지로 선택해 가능성이 밝지 만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SK네트웍스는 동대문의 복합쇼핑몰 케레스타(구 거평프레야)를 시내 면세점 부지로 낙점했다.

◆중국인 관광객 메카 선택한 SK네트웍스

<더팩트>가 찾은 케레스타는 동대문역 8번 출구에서는 보도로 3분, 동대문역사문화운동장역 14번 출구에서 보도로 약 7분이 걸렸다. 지하철과 인접해 있어 개인 관광객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케레스타의 바로 앞에는 패션몰 두타와 밀리오레 등이 자리잡고 있어 끊임없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나다녔다. 아울러 곳곳에는 식당, 영화관, 커피숍과 같은 시설도 탄탄하게 갖춰져 있어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기에는 최적화된 곳이라는 느낌을 줬다. 케레스타 바로 뒷편에는 헌책방 거리, 청계천 다리 등이 있다. 메리어트, 동대문 호텔 등이 인근에 자리 잡고 있어 관광객들의 숙박 역시 편리한 위치다.

케레스타 바로 뒷편에는 헌책방 거리, 청계천 다리 등이 있다. 메리어트, 동대문 호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등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인 만큼 케레스타 인근 복합쇼핑몰에는 평일에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넘쳐났다. 실제 한국방문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 공간은 남대문·동대문(26%), 면세점 (20.7%)이다. 인근 쇼핑몰 관계자는 "방문하는 10명 중 6명은 외국인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케레스타가 면세점 사업권을 낙점받는다면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롯데그룹이 케레스타와 인접해 있는 '동대문 롯데피트인'을 유력한 시내 면세점 부지로 고려하고 있어 만약 롯데가 이곳을 후보지로 선택할 경우 면세점 사업권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랜드가 유력 후보지로 낙점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뉴코아아울렛 강남점

◆ 교통·관광 꽉 찬 강남 선택한 이랜드

이랜드의 유력 부지는 강남 뉴코아아울렛이다. 최근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하기로 한 이랜드는 송파 NC백화점, 강서 NC백화점까지 모두 세 곳을 유력 후보로 선택했다. 이랜드는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티니위니', '스파오', '후아유' 등의 의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중국인 관광객 맞춤형 면세점 사업을 진행할 경우 인기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 뉴코아아울렛 강남점은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있지만 교통 환경은 편리하다는 느낌을 줬다. 맞은편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센트럴시티)과 신세계 백화점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다. 지하철 3호선 잠원역, 3호선과 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 7호선 반포역에서 모두 보도 10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다. 주변에 버스와 택시 정류장도 2~3곳 이상씩 확보돼 있다.

강남 뉴코아아울렛은 신관(지하 1층~지상 5층)과 본관(지하 1층~지상 5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신관 지하 1층에는 킴스클럽이 지상 1층에는 킴스키친(레스토랑가)이 들어서 있다. 자동차를 130여대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야외주차장과 새로 지은 주차타워가 고객을 맞이하고 있지만 <더팩트>의 취재 결과

강남 뉴코아아울렛에는 자동차를 130여대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야외주차장과 새로 지은 주차타워가 있지만 면세점이 들어서려면 더 많은 주차공간이 필요하다.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주차시설이 확장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이 쏟아지면 인근 아파트단지 불법주차 등 교통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강남 뉴코아아울렛 주변에 강남터미널지하상가, 귀금속 도매시장인 골드애비뉴 수입명품관, 신세계 백화점 등이 있어 면세점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뒷편으로 반포한강공원과 세빛섬, 서래섬이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고, 지하철로 압구정·강남역과도 가깝다.

[더팩트 | 박지혜 기자·김민수 기자 / medea0627@tf.co.kr·hispiri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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