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 롯데vs애경 '수원 육교 전쟁', 거세지는 네탓 공방

동상이몽, 롯데와 애경 롯데몰 수원점과 AK플라자의 육교 전쟁으로 수원 지역 고객과 시민들이 때 아닌 불편을 겪고 있다. 롯데와 애경은 각각 서로의 입장을 밝히며 치열한 네탓 공방을 펼치고 있다./수원=김아름 기자

롯데와 애경, 엇갈리는 주장, 누구 말이 맞을까

작은 육교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생각지 못한 '영토 전쟁'을 벌이는 수원의 터줏대감 애경과 새롭게 발을 들인 롯데백화점의 갈등이 수개월째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원역사 뒤편에 자리한 롯데는 고객 유치를 위해 역과 연결하고자 지난해 6월부터 30억 원을 들여 역사와 연결되는 육교 건설에 나섰다. 그러나 육교 완성을 목전에 두고 AK플라자를 운영하는 애경이 반대하고 나서며 갈등은 시작됐다.

롯데는 애경에 육교 건설과 관련해 여러 차례 협조 및 방안 논의를 요구했으나 무시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애경은 롯데가 육교 건설 전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결국 두 유통업계의 '네 탓' 공방에 시민들의 불편만 심화하고 있다.

◆ 육교 연결, 롯데 "고객 편의를 생각하지 않는 것"vs 애경 "사전 협의조차 없었다"

롯데 vs 애경, 누구의 잘못일까 롯데는 애경이 육교 건설을 막으며 고객의 선택권을 빼앗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애경은 애초 롯데가 육교 건설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수원=김아름 기자

롯데는 애초 롯데몰 수원점(2014년 11월) 개장에 앞서 수원역사와 연결에 대해 2013년 말 완공이 예정된 버스환승 센터를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버스환승 센터 완공일이 2016년 11월로 늦춰지면서 불가피하게 육교 건설에 들어가게 됐다.

그런데 이때 애경이 딴지를 걸고 나섰다는 것이 롯데의 주장이다.

롯데는 28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고객뿐 아니라 시민들이 수원역과 롯데몰, AK플라자 등 편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있도록 육교 건설을 하려는 것인데 애경이 매출 타격을 우려해 육교 건설을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며 "업계 간 경쟁 때문이라는 점에선 이해는 하지만 시민 안전과 편의는 생각하지 않은 처사"라고 주장했다.

실제 롯데몰과 수원역은 육교로 불과 100m 정도 거리이나 육교 건설이 막히면서 이를 이용하는 시민과 고객 등은 수원역 출구를 이용해 최대 5배 거리(560m)를 돌아가야 한다. 더욱이 주변이 버스환승 센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유모차나, 장애인, 노약자 등의 이동에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애경은 롯데가 애초 계획에도 없던 육교 건설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선 애경이 반대하자 애경 탓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애경은 30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육교 건설에 대한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롯데가 처음엔 육교를 설치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해당 구청에 허가를 받고 마음대로 육교 공사를 시작했는데 이것은 마치 세입자의 양해를 구하지 않은 채 갑자기 옆집으로 통하는 문을 뚫겠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2016년 말 버스환승센터가 완공되면 철거해야 할 육교를 롯데몰 방문 고객 편의를 위해 굳이 벽까지 뚫으면서 연결할 필요가 없다"며 "더욱이 철골 구조물로 된 벽을 뚫어 수개월 후 다시 메꿔야 하는 상황에서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설명했다.

◆ 롯데 "AK가 직원에게 거짓 정보 제공 교육" vs 애경 "그러한 사실 없다"

롯데몰 죄송합니다. 고객님 롯데몰은 육교 건설 중단에 대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수원=김아름 기자

또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소문의 사실여부에 대해서도 양 업체는 각자의 목소리를 냈다.

항간에 소문으론 AK 직원들이 롯데몰을 찾는 고객들에게 잘못된 길 안내를 한다거나 모른다는 답변을 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롯데는 "관련 내용을 들은 바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AK 직원들이 교육을 받아 (롯데몰을) 찾는 고객들에게 거짓 정보를 알려주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건 엄연히 고객들의 선택권을 빼앗는 것은 물론이고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수원역사 안내판 표지 미설치에 대해 애경이 반대하고 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수원역사에 알아본 결과 애경이 막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문과 롯데의 주장에 대해 애경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그러한 교육을 한 적도 없거니와 설사 그런 일이 사실이라면 고객 불만 등이 접수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또 만약 롯데가 이러한 내용을 알고 있었다면 (애경 측에) 공문을 보낸다거나 하는 조치를 했을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어 "AK플라자 바로 뒤편에 롯데몰이 버젓이 들어서 있는데 그걸 직원들이 모른다고 말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롯데몰로) 가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절대 회사 측에서 그런 교육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역사 안내 표지판 설치을 막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애경이) 수원역사 내에 롯데몰 안내표지 설치를 왜 반대하겠느냐"며 "그것은 코레일이 결정하는 부분이지 애경과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 공생 논의, 롯데 "거절당했다" vs 애경 "받은 적 없다"

불편은 시민과 고객의 몫 두 업계의 갈등으로 그 불편함과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과 고객의 몫이 됐다./수원=김아름 기자

롯데는 육교 건설 방안을 협의하고자 애경에 연결 협조를 부탁했다고 주장했으나 매번 무시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애경은 "말도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롯데는 "두 차례에 걸쳐 육교 연결 협조 공문을 애경에 보냈으나 (애경이) 동봉된 내용물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반송했다"며 "결국 육교 연결을 촉구하는 시민 2000여 명이 서명 운동을 하는 등 나섰는데도 애경이 이를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경이) 시민과 고객의 불편한 심정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며 "너무한 처사에 롯데는 더 이상 손 쓸 방도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롯데는 지난 1월 28일과 2월 5일 2차례에 걸쳐 애경에 육교 연결 협조 공문을 보냈으며 같은 달 25일엔 시민 서명을 받은 공문을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애경은 "받은 사실 없다"며 "AK 수원점으로 들어 온 공문을 받아본 적도 없으며 서명 운동이 진행된 사실을 알고 있으나 서명된 내용물을 받은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문을 받으면 피드백을 줘야 하는데 무조건 반송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롯데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더팩트| 수원=김아름 기자 beautifu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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