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상장폐지 D-1, 채권은행들 정리매매 수백억 손실

경남기업 상장폐지 D-1, 채권은행 수백억 원 손실 경남기업이 자원외교 비리와 자본 전액 잠식, 성완종 전 회장(왼쪽 위)의 자살 등으로 15일 증시에서 불명예 퇴출되는 가운데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을 비롯해 수출입은행과 국민은행이 정리매매로 수백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더팩트DB

경남기업, 42년 만에 주식시장서 퇴출

1973년 2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서 주식시장에 입성했던 경남기업이 자원외교 비리와 자본 전액 잠식, 성완종 전 회장의 자살로 15일 증시에서 불명예 퇴출된다. 이에 따라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을 비롯해 수출입은행과 국민은행은 정리매매 과정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게 됐다.

경남기업은 14일까지 정리매매를 거쳐 15일 상장 폐지된다. 정리매매 첫날인 6일 88.64% 급락한 주가는 8일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94.91%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급락세로 돌아서 주가는 13일 204원으로 마감했다. 정리매매 기간에는 가격제한폭을 적용받지 않는다.

앞서 경남기업은 지난달 11일 자본전액 잠식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자본 완전잠식 상태임을 공시했다. 이후 30일 제출한 감사보고서 상에서도 '감사의견거절 및 자본 전액잠식'임이 확인됐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298만5800주를 674원에 매각해 129억1657만원의 손실을 확정했다.

수출입은행은 경남기업 주식 463만4200주(10.93%)를 지난 6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6일에는 350만 주를 주당 754원에, 7일에는 113만4200주를 주당 436원에 각각 매각했다.

매각가는 약 31억3300만 원이다. 수출입은행이 지난해 3월 경남기업의 지분을 사들일 당시 가격은 주당 5000원으로 231억7100만 원이었다. 출자전환 결정으로 인해 1년 사이 200억 원을 손해 본 셈이다.

국민은행도 지난 6일 115만3800주를 674원씩에 팔아 50억여 원을 손해 봤다.

지난해 3월 채권단은 경남기업의 워크아웃을 개시하면서 은행 대출 가운데 약 1000억 원 정도를 출자 전환하기로 했다. 아직 지분 매각 공시를 하지 않은 산업은행(360만 주)과 농협은행(130만 주), 광주은행(103만 주), 우리은행(70만 주) 등 다른 채권은행들도 비슷한 규모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하면 전체 채권단의 손실액은 800억 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7일 경남기업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채권단에 전환사채 903억 원의 출자전환과 긴급 운영자금 1100억 원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부결됐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최근 경남기업은 검찰의 자원외교 비리의혹 수사의 표적으로 지목됐고, 작년 회생절차 진행과정에서 외압설이 돌아 감사원 감사도 받고 있다.

[더팩트 │ 황진희 기자 jini849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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