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김영란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들의 비즈니스 골프(접대 골프)에 비상이 걸렸다. 이와 함께 골프장들 역시 경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조사한 '국내 접대골프인구 추정'에 따르면 이용객수로 추정한 접대골프 이용객수는 연간 104만 명, 법인회원권으로 본 접대골프 이용객수는 연간 110만 명이다.
2013년 회원제 골프장의 연간 이용객수는 1734만 6000명에 달했는데, 주말 이용객 수는 전체 이용객의 40%인 694만 명이다. 이 중 접대골프 이용객수는 주말 이용객수의15%에 이르는 104만 명인 셈이다.
이를 근거로 업계에서는 회원제 골프장의 주말 골프장 이용객 중 15%가 접대골프 인구라고 추정하고 있다. 골프장마다 접대골프 비중이 다른데, 무기명 회원권을 많이 판매한 골프장의 경우 접대골프 비중이 주말 이용객의 30~40%, 법인회원권 이용객의 50% 정도가 접대골프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한 현재 법인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약 1만 5700개사에 달하는데 이중 접대골프를 목적으로 회원권을 보유한 회사는 절반 정도로 추정한다. 이를 근거로 접대골프 가능 개월수(약 8개월)와 토·일요일 주 2회, 회당 2명씩을 접대한다고 가정하면, 법인회원권을 통한 접대골프 이용객수는 11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주중 접대골프 이용객까지 고려하면 접대골프 이용객은 최대 150만 명으로 예상된다.
골프장들은 김영란법 통과로 경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수도권 골프장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인근의 골프장들은 주중, 주말 가릴 것 없이 접대골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정확한 측정은 어렵지만 30~40% 이상은 접대골프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접대골프뿐만 아니라 기업 간 친목도모, 기업과 언론사 간 친목도모를 위해 골프장을 찾았던 이용객도 덩달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골프장의 경영 악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골프장의 걱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그간 골프장에서 이뤄지던 접대골프가 얼마나 많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골프장은 치부 아닌 치부를 드러내 놓고 경영악화를 걱정하는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골프장 경영 근본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접대골프에 의지하지 않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
하지만 골프장의 걱정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팽배하다. 150만 명의 접대골프 이용객은 전체 골프장 이용객 수 2941만 명의 5.1%에 불과한 수준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업계 내 일부의 주장이다.
김영란법은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내년 9월 본격 시행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접대골프 문화를 근절할만한 시간, 그리고 골프장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 창출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셈이다. 당장 경영악화를 우려하기보다는 다양한 고민과 함께 여러 가지 마케팅을 시도해야 하는 시간이다.
[더팩트ㅣ임준형 기자 nimito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