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 등 '문 열린' 공채 키워드 '스펙 없애기'

대기업 올 상반기 공채 스펙 항목 없앤다 삼성, 현대차, SK그룹 등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앞둔 대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스펙 관련 항목을 없애고 실무 중심 면접 강화에 나서고 있다. / 더팩트 DB

'현대차·SK·LG' 대기업 입사지원서 '스펙 항목' 사라진다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앞둔 대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스펙 관련 항목을 없애고 실무 중심 면접 강화에 나서는 등 차별성을 갖춘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취업 준비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상반기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스펙 항목'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13일까지 신입사원 공채 채용 원서 접수를 받는 현대차는 서류전형에서 동아리, 봉사활동 란을 삭제하고, 영어회화능력 평가를 기존 대비 훨씬 강화한다.

인적성검사와 역사에시이 전형에서 합격한 지원자는 1차 면접전형에서 핵심역량면접 및 직무역량면접을 치르고, 이후 2차 면접전형에서 종합면접, 신체검사 함께 영어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거쳐 최종 입사가 결정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 상반기 공채부터 스펙 관련 항목을 없애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 발굴을 위해 영어회화능력 평가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G그룹도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입사지원서에 스펙 관련 항목을 없앴다. 특히, 수상경력과 어학연수, 봉사활동 란은 물론 주민등록번호와 증명사진, 가족관계, 주소 입력란까지 삭제해 눈길을 끌었다.

LG그룹은 다음 달 4일 진행되는 LG전자와 LG화학,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를 시작으로 상반기 공채에서도 스펙 항목을 모두 없애고, 공인어학성적이나 자격증만 입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SK, LG그룹은 스펙성 항목을 삭제하고, 영어회화능력이나 자기소개서 등에 대한 평가를 한층 강화한다.

SK그룹 역시 올해부터 외국어 성적, IT활용능력, 국외경험, 수상경력, 업무경험, 논문 내용 등 스펙성 항목을 삭제하고, 입사 지원서에 부착하던 지원자 사진도 없애기로 했다.

스펙과 사진까지 없애는 대신 '자기소개서'가 가장 중요한 서류전형 항목이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직무수행능력은 면접·인턴십 등으로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원자들의 지원분야에 맞는 최소한의 검증을 위해 학력, 전공 및 학점 등 기본정보는 제시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국외영업직이나 제약 연구 분야 등 특정 직무 분야에서는 적합성 차원에서 외국어 성적이나 자격증을 제시하도록 했다.

조돈현 SK그룹 인재육성위원회 기업문화팀 전무는 "경영환경과 사업내용이 복잡해짐에 따라 각 구성원의 문제 해결 역량 등 직무수행 능력이 사업 성패의 핵심요소로 중요해 지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생들의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축소하고, 문제 해결 역량과 도전정신을 키우는 능력 중심의 인재양성 문화가 국가적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최고 경영층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채용 전형에 변화를 둔 곳도 있다. 삼성그룹은 다음 달 중순께 시행하는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부터 '직무적합성 평가'와 '창의성 면접' 항목을 추가하는 등 채용 절차 단계를 기존 'SSAT→실무면접→임원면접'에서 '직무적합성 평가→SSAT→실무면접→창의성면접→임원면접'으로 늘린다.

특히, 새로 개편된 채용제도에서는 학점이 3.0 이상이 된다 하더라도 '직무 에세이'를 제출,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지원자는 SSAT 자체를 응시할 수 없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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