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상여금, 2011년 최고 많았다
을미년 새해 첫 명절인 설날이 다가온 가운데 직장인들이 그나마 부담을 덜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설 상여금 때문이다. 상여금으로 두둑해진 주머니는 연휴를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 올해 전국 287개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설 상여금 평균금액은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설 상여금은 늘어온걸까. <더팩트>에서 10년 간 직장인들 평균 설 상여금을 살펴봤다.
올해 직장인들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25%가 10만 원~50만 원 사이를, 24%가 50만 원~100만 원 사이를 설 명절 상여금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 원~150만 원이 적당하다고 한 직장인들이 16%로 4위, 150만 원~200만 원이 9%로 5위, 200만 원 이상이 9%로 뒤를 이었다. 설 상여금 기대 평균금액은 항상 높게 나타났지만, 현실은 훨씬 못미친다는 것이다.
물론, 설 상여금도 기업마다 업계마다 천차만별이다. 기업 평가 플랫폼 잡플래닛이 전국 직장인 300명을 조사한 결과, 17%는 설 상여금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설 상여금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는지 한국경영자총협회 발표 기준으로 비교해봤다.
지난해 설 상여금은 123만2000원으로 2013년 118만1000원보다 4.3% 증가했다. 기업규모별 지급액은 대기업(173만1000원)이 중소기업(111만8000원)보다 많았다. 2012년 설 상여금 평균은 131만 원, 2010년 135만6000원을 기록했다.
평균 설 상여금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1년이었다. 2011년 상여금은 142만3000원으로 조사됐다. 당시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의 비율은 78.7%로 전년(76.6%)에 비해 2.1%포인트 증가했고, 지급액은 142만3000원으로 전년(135만9000원) 대비 4.7% 상승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지급액이 205만3000원으로 전년(195만5000원)에 비해 9만1000원(5.0%), 중소기업은 120만1000원으로 전년(115만 원)에 비해 5만1000원(4.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도 설 상여금이 높았던 것은 2010년도 국내기업의 수익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2010년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6.3%로 이후 2011년 12.2%, 2012년 6.0%로 떨어졌고, 기업이 매출액 1000원으로 얻는 순이익 역시 지난 2008년 33원이었던 최저치와 비교해 2010년 62원까지 올랐다. 이후 2011년 52원, 2012년 47원으로 하락했다.
2009년 상여금 지급이 감소한 것은 경기침체 여파를 비롯해 은혜적 차원의 상여금 지급을 줄이는 추세로 전환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경제위기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은 중소기업의 상여금 비율이 크게 줄어들면서 설 상여금은 크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설 상여금의 일괄 평균 비교는 국내 경제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지표로 평가되기도 한다. 실제로 설 상여금이 1월 지급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년도 실적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설 상여금은 기업이 제시한 금액과 실제 지급액 사이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기업마다, 업종마다 편차도 크기 때문에 일괄로 비교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팩트 | 오세희 기자 sehee1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