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호 업무능력 우선 인사
진웅섭(56)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부터 추진하는 대대적인 인사 쇄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부원장 인사를 시작으로 이번 부원장보까지 진 원장은 학벌을 타파하고 지방대학이나 상고 인재들을 두루 고용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16일 신임 부원장보 6명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김영기(52) 업무총괄, 양현근(55) 은행·비은행 감독 담당, 이상구(53) 은행·비은행 검사 담당, 권순찬(56) 보험 담당, 조두영(54) 공시 및 조사, 박희춘(54) 회계 등이다.
진 원장이 지난해 11월 취임 후 추진하는 대대적인 인사 쇄신에 따른 것이다. 취임 3개월 만에 조직 내 인사를 마무리했다.
금감원 부원장보는 총 9명으로 김수일 기획경영 담당과 이은태 금융투자감독 담당 부원장, 오순명 소비자보호처장 등 3명만 유임됐으며 6명은 교체됐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진 원장은 이른바 'SKY'라고 불리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인사보다 상업고등학교와 지방대 출신을 선임해 관심을 모은다.
김영기 부원장보는 안동상고를 졸업한 후 영남대 경영학과를 거쳐 성균관대에서 경영학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광주상고와 조선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연세대에서 증권금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권순찬 부원장보는 경북 김천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나와 성균관대에서 경영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상구 부원장보는 서산 서령고와 한국외대 경제학과, 캔자스주립대 경제학 석사과정을 거쳤다.
조두영 공시·조사 담당 부원장보는 연세대를 나와 대검 중앙수사부 과장 등을 지냈고 2011년부터 금감원 감찰실에서 근무했다. 박희춘 회계담당 전문심의위원은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하다 2006년 금감원으로 옮겼다.
검사와 공인회계사 경력으로 금감원에 영입된 조두영 부원장보와 박희춘 위원을 제외한 4명의 부원장보 가운데 2명이 상고 출신이다.
진 원장은 지난해 부원장 인사에서도 지방대 및 상고 출신을 기용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해 눈길을 끌었다.
서태종 수석부원장은 전남대를 졸업했다. 박세춘 부원장은 대전 중앙상고를 졸업한 후 바로 한국은행에 들어왔으며 영남대 경영학과 졸업장은 입행 이후에 땄다. 이 밖에 이동엽 부원장 역시 지방대인 충남대를 졸업했다.
이런 인사에는 진 원장의 배경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진 원장은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마치고 건국대를 졸업했다. 역대 금감원장이 서울대 등 유명 대학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학력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진 원장 본인부터 전임자들과는 출신이 다르다. 때문에 인사들을 고용하는데 있어 학력에 큰 의의를 두지 않는 것 같다"며 "또한 본인이 50대 중반으로 연령대가 낮은 만큼 젊은 인사들을 고용해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팩트 | 오세희 기자 sehee1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