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만큼 똑똑한 스마트폰 시대가 활짝 열렸다.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세상의 중심은 게임이다.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의 성장 사업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는 지하철 풍경은 모바일게임의 위상을 보여준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올해 새로운 도전을 맞는다. 밖에선 해외 업체들의 공세가 한층 거세지고 안에선 재도약을 위한 총력전이 펼쳐진다. 2015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온 국민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모바일게임
13일 출근길 서울 지하철역. 전광판부터 스크린도어까지 온통 모바일게임 광고다.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 스마트폰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사람들 틈에 끼여 간신히 들어간 지하철 안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모바일게임 즐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슬쩍 봤더니 카카오 게임하기의 신화를 썼던 ‘애니팡’부터 모바일계의 ‘리그오브레전드’라는 ‘클래시오브클랜’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모바일게임은 더 이상 ‘애들 놀이’가 아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 남녀노소가 즐기는 ‘문화’가 됐다. 13일 구글 플레이 인기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코너를 봤더니 1위에서 10위 가운데 2개만 빼고 모두 모바일게임이다. 쉽게 설명하면 국내 안드로이드폰 이용자가 가장 많이 내려 받은 앱의 80%가 모바일게임이란 말이다. 무료 앱 뿐만 아니다. 인기 유로 앱도 모바일게임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놀라운 인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약 4200억 원대에 머물렀으나, 지난 2013년에는 2조3277억 원을 기록해 2년 만에 5.5배 이상 성장했다. 모바일게임이 전체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도 지난 2012년 8.2%에서 지난 2013년 23.9%로 크게 증가했다.
취미가 모바일게임인 직장인 김모(30)씨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하지만 내가 보는 것은 뉴스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아니다. 바로 스마트폰게임 알람이다”고 말했다. 그와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도 그의 스마트폰에는 ‘모든 유닛이 전투 준비를 마쳤습니다’라는 게임 알람창이 떴다.
김씨는 “게임이 SNS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쉽게 이해가 가질 않아 자세하게 물어봤더니 그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클래시오브클랜’ 길드(게임 친목모임)를 만들어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핵심은 채팅 기능이다. 마치 SNS처럼 가상의 대화 통로를 만들어 주고 있다. 그는 “동료들과 가상의 전투에서 서로 병력을 지원하며 돈독한 관계를 다지고 일상 얘기도 자주 나눈다”고 말했다.
주부 오모(50)씨는 게임으로 자녀와 취미생활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모바일게임 덕에 아이들이 왜 게임을 즐기는지 쉽게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씨의 휴대전화를 살펴보니 ‘모두의마블’과 ‘애니팡2’가 깔려 있었다. 모두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지인들과 대전을 펼칠 수 있는 게임이다.
카카오 게임하기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활성화에 일조했다. ‘애니팡’과 ‘드래곤플라이트’ 등 모바일게임 샛별을 탄생시켰고 수많은 히트작을 냈다. 지난 2012년 7월 단 10개의 게임으로 시작한 카카오 게임하기는 1년 만인 2013년 7월 180개로 그 숫자가 대폭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카카오 게임하기에 등록된 게임 수는 630여 개에 이른다.
카카오 게임하기에서 시작된 모바일게임 붐은 점차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는 넷마블게임즈와 손잡고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의 ‘엔씨 클라우드’를 준비 중이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이미 지난해 6월 모바일 플랫폼인 ‘하이브’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중소 모바일게임 회사 150여 개와 개인 회원 50여 명 등이 모여 한국모바일게임협회(KMGA)를 출범했다. 비록 메이저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모바일게임협회가 탄생했다는 것은 국내 게임 산업에서 모바일게임이 차지하는 위치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게임협회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단체로 설립돼 미래부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모바일게임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해외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는 데다, 구동 기반이 되는 스마트폰 기술도 점점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QHD(쿼드HD)는 모바일게임 사용자가 화면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줬다.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PC온라인게임 수준의 고사양 모바일게임이 무리 없이 돌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3D(입체)와 사물인터넷(IoT) 기술 역시 모바일게임의 새로운 도약대가 될 전망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이동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데 이 중 핵심은 모바일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팩트│황원영 기자 hmax87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