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폭행있었다"…'땅콩회항' 2차공판 여승무원 증언

피해자 여승무원 잃어버린 명예 찾고 싶다 30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승무원 하기 사건과 관련한 두 번째 공판에서 사건의 피해자인 여승무원 김 모씨가 증인으로 참석해 심문을 받았다. / 더팩트 DB
'땅콩회항' 승무원 "교수직 제안 받아들인 적 절대 없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승무원 하기(下機) 사건'과 관련한 두 번째 공판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해당 사건 피해자 승무원 김모 씨가 "폭행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30일 오후 2시 30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성우)는 서울 마포구 법원청사 303호에서 조 전 부사장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여모 대한항공 객실승무담당 상무, 국토교통부 김모 감독관 등 3명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당시 사건의 피해자인 승무원 김모 씨에 대한 증인심문이 이뤄졌다. 김 씨는 "조 전 부사장이 서비스 메뉴얼을 가져오라고 지시한 이후 박창진 사무장이 태블릿 PC를 가지고 갔다"며 "이내 곧 큰소리가 났고 조 전 부사장이 나를 부르는 것 같아 서둘러 일등석으로 돌아가자 얼굴 앞으로 태블릿 PC를 내밀며 '어디다 대고 사무장을 시켜서 메뉴얼을 확인하게 하느냐'며 서비스 지침을 찾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블릿 PC에 관련 내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무섭고 두려운 마음에 서비스 지침을 찾는 시늉만 하자 (조 전 부사장이) 일으켜 세우고 여객기 출입문까지 밀면서 '비행기에서 당장 내려'라고 소리쳤고, 이후에도 갤리인포를 둘둘 말아서 벽을 내리치며 수차례 더 소리쳤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이날 박 사무장이 주장한 위증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씨는 "지금 나에게 복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명예를 회복하는 일"이라며 "박 사무장이 방송에 나와 제가 교수직을 제안받고 위증했다고 주장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회사에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명예라도 회복하고 싶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순께 회사 관계자로부터 가족들에게 전화해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사과하고 싶어 한다'면서 사과에 협조해 준다면 딸이 교직에 설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면서 "당시 사과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고, 부사장을 피해 사흘 동안 집에도 가지 못했다. 하지만 박 사무장이 방송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면서 저는 이제 회사 복귀는 물론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견해를 묻는 변호인 측의 질문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인 김 씨는 마지막으로 "처음에는 회사 복귀 여부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아무 생각도 없다. 오직 교수직을 제안받고 위증을 했다는 오해가 풀리길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진술했다.

김 씨에 대한 증인심문이 모두 끝나고 조 전 부사장은 "마지막으로 김 씨에게 할 이야기가 없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에는 조 전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참석해 박창진 사무장 및 피해 승무원 복직 문제와 관련해 심문을 진행한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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