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황진희 기자] 1년 장사를 가늠할 수 있는 백화점 신년세일이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 탓에 한 자릿수 실적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가까스로 역신장을 모면한 데 냉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른 설날 연휴로 인해 실적이 크게 올랐던 만큼 올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설명할 수 있지만, 비교적 긍정적인 새해 초반부터 소비자들이 여전히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17일 동안 열린 백화점 신년세일의 평균 신장률은 1%대에 그쳤다.
그 가운데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은 행사마감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까지의 매출 신장률을 보면 롯데백화점이 0.5%로 가장 낮았다. 지난해 7.2%의 신장률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극심한 부진을 보인 셈이다.
제품군별로 보면 여성복이 전년 대비 5.1%(여성패션 3.0%, 영캐주얼 8.1%) 증가했고, 레저 16.2%, 일반스포츠 24.1%, 화장품 9.0% 해외패션 12.0%(해외잡화 11.1%) 등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12월부터 쌀쌀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아우터류에 대한 구매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와 올해, 입춘이 2번 찾아오는 쌍춘년을 맞아 결혼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방 7.8%, 식기·홈데코 6.6%, 가구 7.3% 등 혼수물품도 매출이 증가했다.
김상수 롯데백화점 마케팅전략팀장은 “세일 기간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두꺼운 아우터 등 방한 의류에 대한 수요가 높았으며, 쌍춘년 특수로 혼수 상품군의 매출 신장세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업계 2위인 현대백화점의 ‘파워세일’은 지난해와 비교해 1.4%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세일 초반 추운 날씨로 인해 점퍼, 패딩 등 아우터 매출이 늘어나면서 아웃도어 매출이 5.7% 증가했다.
또 쌍춘년 혼수 용품에 대한 수요가 몰리며 해외패션 6.3%, 모피 8.7%, 가구 7.8% 등 관련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반면 작년 이른 설이 겹치면서 식품 선물세트 수요가 많았던 탓에 올 신년 세일 기간 식품 매출은 -7.0%로 역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올 신년 세일 기간 매출 신장률이 전년대비 1.1%를 기록했다. 지난 겨울정기세일 기간 매출 신장률(2.4%)보다 낮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아웃도어 매출이 24.6% 늘면서 추운 날씨 덕을 톡톡히 봤다. 아웃도어 부문 매출 신장률이 24.6%로 가장 높았다.
혼수수요로 인해 컨템포러리 매출은 9.8% 증가했고 화장품 13.0%, 주얼리시계 12.5% 등도 매출이 증가했다.
이는 백화점들이 세일 막판에 초특가로 아우터 제품 등을 대거 풀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난 측면도 있다. 결국 아우터 제품과 혼수용품 등을 빼고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이른 설날연휴로 실적이 크게 오른 반면 올해는 설날 특수가 없었던 것도 실적 부진의 한 이유”라면서도 “1년 장사를 가늠할 수 있는 신년세일에서 재미를 보지 못해 올해 실적에 대한 부담감이 늘었다. 더 다양한 이벤트와 세일 행사로 소비자 지갑 열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