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황진희 기자]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의 내정설이 돌았던 차기 전국은행연합회장 후보 선출이 결국 연기됐다. 노동조합에 이어 정치권에서도 '낙하산 내정설' 논란이 확산되면서 은행연합회 이사회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날 서울 명동 연합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의는 간담회 성격이었다. 차기 회장은 결정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등의 인사가 거론됐다. 하지만 최근 한 언론매체에서 '금융당국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낙하산 인사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전국금융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은 이사회 회의장에 난입하는 등 투명한 과정을 거쳐 회장을 선출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금융노조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행장들이 특정 인사를 추대했다는 보도와 달리 내정설에 대해 아예 모르는 행장들도 있었다"며 "금융당국은 은행연합회장 인선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은행연합회장 내정설과 관련해 금융노조에 이어 정치권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국회 정무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이학영 의원 역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은행연합회장 선임에 있어서 금융당국에 밀실인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김기준 의원은 "금융당국과 정부의 관치 인사 음모는 저지되어야 하고 현장의 올바른 의견들을 수렴해 은행연합회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사회가 이날 차기 회장을 결정짓지 못함에 따라 회장 인선 절차는 뒤로 미뤄지게 됐다. 다만, 28일로 예정됐던 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는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해 이번 주 내에 이사진이 또다시 회동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