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황진희 기자] 2조 원대의 평균 연매출을 올리는 '노른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입찰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운영권을 획득하기 위해 대기업들과 중소기업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또다른 대기업들과의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우선권을 부여한 중소 사업자들과도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달 말께 향후 5년 동안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는 제3기 입찰공고를 내기로 했다. 각 업체 선정은 40일간의 공고 기간을 거쳐 오는 12월 중순까지 심사를 통해 확정된다.
특히 이번에는 중견·중소 면세점들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중소기업 전용 매장도 입찰되며, 아직까지 규모나 세부 입찰 조건 등은 아직 협의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권은 롯데면세점(5519㎡)과 신라면세점(7597㎡)이 나눠 맡고 있다. 계약은 내년 2월 말로 완료된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갖춘 기존의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5년간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할 새 사업자 선정에 또 다른 대기업 면세점들이 대거 참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결과를 알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조선호텔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면세점 입찰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롯데나 신라에 비해 사업 노하우 등은 뒤쳐지지만 엄청난 임대료를 감내할 만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라는 관측도 적지않다.
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 2월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 유수의 대기업을 재치고 낙찰되면서 본격적인 면세사업자 진출을 선언한 만큼 인천공항 면세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사업자 뿐만 아니라 중견·중소·지방 면세점들도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관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기업 면세점 매장 수를 60% 미만으로 제한하는 대신 중소·중견 면세점들에게 우선 기회를 부여키로 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김해공항은 면적의 40%에 달하는 구역을 중소기업에게 배정했고, 청주공항 역시 전체 공항의 25% 정도를 중소기업기업에게 할당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약진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면세점 사업자들이 이처럼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적극 나서는 것은 평균 연매출이 2조 원에 달하는 노른자위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 입점한 신라와 롯데,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조94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는 지난해 롯데호텔(6569억 원)과 롯데DF글로벌(2962억 원)의 합산액인 953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천공항 면세점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수치다. 이어 신라면세점이 837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한국관광공사는 159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인천공항 면세점이 2010년 이후 4년 연속으로 세계 최고의 공항 면세점상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높다. 비즈니스트래블러는 해마다 공항과 항공사, 호텔, 관광지 등 여행과 관련된 9개 분야에서 개방형 설문지에 답하는 형식의 독자투표를 진행, 최고의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따라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추정가도 최대 8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신라와 롯데, 한국관광공사 등이 연 임차료로 6150억 원을 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입찰가는 80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8월 계약이 종료된 인천공항 지하식당을 제외한 75개 식음료시설 입찰도 이달 중 시작된다. 12월 말까지 제안서를 접수하고 내년 1월 초 선정될 식음료시설에는 아모제·ECMD, SPC, BRK, 워커힐호텔, 바른손 등 5곳에 삼성웰스토리, LG 아워홈 등이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