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5년 만에 흑자 달성, 당기순이익 '190억 원'
11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2014회계연도 1분기(7~9월)에 86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9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저축은행은 124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또 86개 저축은행 가운데 흑자 저축은행 수는 59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개사가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흑자 전환은 지난 2011년 2월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이후 대규모 예금 인출사태로 뱅크런 현상을 경험한 이후 5년여 만이다.
저축은행의 9월 말 현재 총 자산은 37조1000억 원으로, 지난 6월 말보다 4000억 원(1.0%) 증가했다. 이는 대출금이 8000억 원 늘어난 영향이다. 자기자본은 4조1000억 원으로, 당기순이익의 발생과 일부 저축은행의 유상증자로 지난 6월 말보다 553억 원(1.4%) 증가했다. 연체율은 17.4%로 6월 말에 비해 0.2%p 내려갔으며 개인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연체율(10.4%)도 0.4%p 하락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7.6%로, 6월 말 대비 1.3%p 하락했다. 필요 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4.3%로 6월말 대비 0.5%p 소폭 하락했으며, 모든 저축은행이 요적립액을 100% 이상 충족했다.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14.30%로 3개월 전보다 0.02%p 떨어졌다. 대출금 등 위험가중자산 증가율(3.34%)이 유상증자 등으로 인한 자기자본 증가율(3.19%)을 소폭 상회한 탓이다.
금융 당국은 앞으로도 저축은행이 지역밀착 서민금융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는 한편, 감독상 지원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정상화 앞당겨 질 것"…일본계 자금 장악 우려
부실 저축은행들이 정리되면서 SBI·친애저축은행으로 대표되는 일본계의 활발한 홍보 및 영업활동, 웰컴·OK저축은행 등 대부업발 저축은행의 본격적인 시장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일본계 금융회사 제이트러스트는 최근 국내 캐피탈업계 자산규모 2위(올해 6월말 기준 6조4189억 원)인 아주캐피탈을 인수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제이트러스트는 2012년 미래저축은행(현 친애저축은행)을 사들이며 저축은행업계에 진출했으며 2011년 국내 대부업체 네오라인크레디트, 올해 3월 KJI대부와 하이캐피탈대부를 각각 인수했다.
또 국내 최대 저축은행(자산규모 3조8443억 원)인 SBI저축은행도 일본계다. 지난해 일본의 투자금융회사 SBI가 당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사들였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하면서 일본계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저축은행을 매각하려고 해도 대부업체를 빼고는 원매자를 구할 수 없게 되자 내놓은 대책이다. 최근에는 러시앤캐시가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OK저축은행을 출범시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민의 세금으로 살려낸 저축은행을 일본계 자금이 장악하고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국부유출이나 고금리 영업, 강도높은 추심 등 일본계 자금의 영업행태 떄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금융 당국은 이들 외에는 부실화된 국내 금융회사를 인수할 곳이 없는데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일본계라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저축은행이 정상화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저축은행들의 활발한 영업과 금융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정상화 궤도에 빨리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저축은행 부실 사태 당시 국민의 세금으로 살려놓은 저축은행을 일본계 자금에 넘겨줬다는 비판은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금융 당국과 저축은행 모두 '건전한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