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서울역=신진환 기자] "'통큰 선물' 행사는 롯데카드 손님 행사로 이름을 바꿔야 할 것 같네요. 헛걸음했습니다."
5일 오후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주부 윤모(38·여·남영동 거주) 씨는 '통큰 선물'이라 적힌 가격표를 보고 혀를 내두르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롯데카드(체크카드 포함)로 결제해야 할인을 적용받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통큰 선물' 행사는 롯데쇼핑이 창립 35주년을 맞아 롯데마트가 식품·제과류·생활용품 등을 할인해주는 이벤트다.
이날 롯데마트 서울점에는 이동이 많은 지역의 특성상 외국인들이 많았지만 국내 소비자 역시 쉽게 눈에 띄었다. 외국 소비자들과는 달리 국내 소비자들은 할인가가 적힌 '통큰 선물' 제품 앞에서 발길을 자주 멈췄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품에 손길을 뻗지 않거나 물건을 제자리에 되돌리기 일쑤였다. 윤 씨처럼 제품을 무조건 할인해주는 줄로 알고 걸음을 멈췄으나 가격표를 찬찬히 살펴보고서는 이내 내용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주부는 "씁쓸하다. 롯데카드 있는 사람만 할인을 해주니 차별받는 느낌이 든다"고 미간을 찌푸렸다. 롯데마트와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의 계열사다. 롯데마트의 '통큰 선물' 이벤트는 롯데카드 회원수를 늘리기 위한 '제 식구 밀어주기' 마케팅이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행사 기간을 잘못 표시해놓은 판매대도 있다. '통큰 선물' 행사 기간은 오는 30일까지지만 일부 제품 가격표에는 지난달 29일까지 표기돼 있었다. 또한 '통큰 선물' 행사 제품이 아닌 일반 할인 행사 제품도 할인기간이 잘못 표기된 것도 보였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할인 적용 여부를 놓고 혼란을 겪었다.
이에 대해 한 직원은 "할인기간이 새로 표시된 가격표를 미처 바꾸지 못했다"며 "(다른 통큰 선물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할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소액인 경우는 정상가와 할인가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 예로 롯데마트 PB(자체 상품) 제품인 '통큰 옥수수식빵(500g)'은 정상가가 1400원이지만 5% 할인을 적용해 133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70원 할인하는 셈이다. 정상가가 1750원인 '통큰 우유식빵(500g)'은 1660원에 팔리고 있었다. '통큰 선물'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아니나다를까. 할인이 적용되나 마나 한 상품들은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부산에 사는 주부 장모(52) 씨는 "세일(할인) 해도 (정상가와 할인가가) 크게 차이가 안 나는데 굳이 살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며 "몇십 원 할인 받을 바에는 차라리 제값 주고 사는 게 낫겠다"고 토로했다.
서울역점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불만과 문제점에 대해 "소비자들이 최대한 싸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업체) 의무"라고 강조하면서 "값이 나가는 상품 또는 일부 제품은 최대 절반 값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할인기간이 잘못된 부문은 즉시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1998년 4월 롯데마그넷 1호점(서울 강변점)으로 문을 연 롯데마트는 2010년 12월 9일 전국 82개 점포에서 프라이드 치킨을 마리당 5000원으로 '통큰치킨' 판매를 시작하면서 '통큰'을 새로운 마케팅 브랜드로 내세웠다.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롯데그룹의 창업자인 신격호 회장의 아들 신동빈 씨가 부회장을, 장녀인 신영자 씨가 2008년부터 사장을 맡고 있으며 이번 '통큰 선물' 마케팅은 국내 90여개 매장에서 동시에 실시되고 있다.
한편, 온라인상에서도 롯데마트 '통큰 선물' 행사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롯데마트가 2000원(정가)인 롯데 '크런키볼'을 1980원(할인가)에 판매하고 있다는 사진이 나돌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 누리꾼(@soul****)은 트위터에 "차라리 2000원 전부 내고 먹겠다. 20원 동전이 더 짜증날 듯"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hoo****)은 "들어 있는 초콜릿에 비해 통이 커서 통큰선물"이라고 비꼬았다. 이 밖에도 "롯데쇼핑의 통큰 선물에 고마워해야 하는거 맞는거지?! 그저 웃지요" "무려 1%나 깎아주는 통큰 선물이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