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신진환 기자] 주류업계가 연말 특수를 겨냥해 본격적인 채비에 나서고 있다. 12월에는 각종 송년회 모임이 많다 보니 직장인들 사이에서 서둘러 한해를 정리하는 모임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보통 주류업계에서는 연말·신년 모임이 많은 11월 말부터 1월 초와 여름 맥주 수요가 급증하는 7~8월을 성수기로 보고 있다. 특히 연말은 매출이 평상시보다 17~20% 정도 늘어나는 만큼 업계에서는 '특수 중 특수'로 여기고 있다. 올해 여름 '브라질 월드컵'의 대목 잡기에 실패한 주류업계는 이번 연말 특수에 온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연말을 이용, 실적 올리기에 바쁜 움직임을 보일 수밖에 없다. 판촉과 이벤트 등의 마케팅 전략이 한 예다. 연말 특수 결과에 따라 업체들의 희비가 갈리면서 점유율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주류업계 따르면 본격적인 연말 시즌에 접어들기에 앞서 자사의 특색을 살려 하반기 주류시장을 잡을 마케팅을 구상하고 있다.
주류업계는 판촉과 프로모션 등을 준비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일정이나 세부사항 등은 조율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주와 맥주 등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몇 해 전부터 가볍게 즐기는 음주 문화를 고려해 클럽 문화를 이용하거나 여성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류업계에서는 여성 소비자들을 겨냥한 마케팅이 주를 이루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인식이 형성됐다"며 "사회 전반에 여성 직장인들이 많은 만큼 연말에도 여성을 겨냥한 감성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올 연말 술자리에서는 여전히 '소맥(소주와 맥주 혼합주)'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폭탄주 문화의 변화 조짐이 보이지만, 그래도 음주 문화 깊숙이 자리 잡은 '소맥'을 소비자들이 쉽게 등 돌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유다.
현재 오비맥주의 '카스'와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을 섞은 '카스처럼'은 소맥의 대명사 격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롯데주류가 지난 4월 '클라우드'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처음처럼과 클라우드를 혼합한 '구름처럼'이 확산하고 있다. 또한 하이트진로 '하이슬('뉴하이트'와 참이슬 혼합주)' 역시 소맥의 한 축을 맡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단연 '클라우드'다.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6000만 병(330㎖ 기준)을 돌파하면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한국산업주류협회는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될 것을 우려해 공식적인 점유율을 공개하고 있지 않으나 업계는 클라우드가 시장점유율(MS) 3% 정도로 보고 있다.
롯데주류의 클라우드가 다른 업체보다 점유율에서 큰 폭으로 뒤져있기에 판도 변화가 쉽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롯데주류가 연말에 호성적을 받는다면 상위 업체들과 쫓고 쫓기는 싸움은 더울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맥주 시장 구도의 윤곽이 더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기호와 고정된 인식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소주·맥주 등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들쭉날쭉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연말 매출은 이듬해 매출까지 직결되는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