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세빛섬 = 서재근 기자] 2011년 준공이후 운영사 선정 문제로 출입이 통제된 상태로 방치돼 왔던 '애물단지' 세빛둥둥섬이 '세빛섬'이라는 새 이름을 달고 복합 문화공간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15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강 반포대교 남단에 있는 세빛섬에서 '한강의 새로운 문화, 세빛섬이 열어갑니다'라는 슬로건으로 개장식이 진행됐다.
이날 개장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운영사인 효성의 이상운 부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과 시민 500여 명이 참석, 세빛섬의 개장을 축하했다.
박원순 시장은 "오늘 세 개의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며 "세빛섬을 서울 시민은 물론 전국의 모든 시민들의 쉽게 찾을 수 있고,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복합 문화시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시민들도 세빛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훈 부회장 역시 "세빛섬이 최고의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서울시와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세빛섬의 개장을 축하했다.
'세 개의 빛나는 섬'이라는 뜻의 새 이름에 걸맞게 개장식이 진행되기 한 시간 전부터 '가빛섬'과 '채빛섬', '솔빛섬'에는 새롭게 꾸며진 세빛섬을 구경하러 온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390억 원을 투자하고도 지난 3년 동안 제 구실을 하지 못한 채 '실패작'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세빛둥둥섬의 과거 흔적은 말끔히 사라졌다.
5478㎡, 3층 규모로 세 섬 가운데 가장 큰 '가빛섬'과 한강 조망을 갖춘 레스토랑이 있는 '채빛섬', 전시공간으로 활용되는 '솔빛섬' 등 세빛섬을 이루고 있는 세 곳 모두 잃었던 활기를 되찾은 분위기였다.
특히, 세빛섬의 개장을 기념하는 사진 전시회와 사회적 기업이 참여하는 착한 소비장터가 열린 솔빛섬과 채빛섬에는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솔빛섬 1층에서 진행된 '고진감래, 한강의 어제와 오늘' 사진전에는 세빛섬의 유래에서부터 전 세계에서 응모한 서울의 영상을 편집해 만든 영화 '고진감래'(감독 박찬욱, 박찬경), 강홍구, 양철모 , 이득영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은 물론 한강에 관련된 자료 사진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전시회를 찾은 한 시민은 "한강 위에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기분이 새롭다"며 "특히, 1900년대 예전의 마포나루 사진이나 1967년 한강의 풍경을 담은 작품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채빛섬 역시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단연 스포츠스타들의 애장품 경매 행사장이다.
14개의 사회적 기업이 참여하는 '세빛섬과 함께 누리는 착한 소비 장터'에는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 선수의 사인이 새겨진 야구배트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 손연재 선수가 사인을 남긴 리본과 곤봉, 골프선수 박인비의 모자와 퍼터, 골프 공 등 유명 스포츠스타들의 기증품이 진열돼 있다.
장터 관리자는 "추신수와 박인비, 손연재 등 국내 유명 스포츠스타들이 직접 기증한 용품들은 오는 31일까지 개인 입찰 방식으로 경매에 부쳐져 가장 높은 금액을 적어 낸 참가자에게 판매된다"며 "판매 수익금 전액은 굿윌스토어에 전달돼 장애인 취업 및 자립 지원에 사용된다"고 말했다.
여자 친구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한모(31)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스타들이 경기에서 사용한 용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니 신기하다"며 "경매에도 한 번 참여해 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시민의 아이디어로 건설된 세빛섬은 지난 2011년 9월 준공됐지만, 운영사 선정 문제로 출입이 통제된 이후 지난해 9월 시와 세빛섬 최대 출자자인 효성이 운영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개장 준비에 들어갔다.
세빛섬은 효성 계열사인 플로섬 주관으로 20년간 운영된 뒤 서울시에 기부채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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