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잠실역 3면이 롯데타운…상권 중복 '집안 싸움' 우려

서울 송파구 잠실역사거리에 롯데월드, 제2롯데월드, 롯데캐슬플라자 등 초대형 롯데 상업지구가 완성됐다. 그러나 입점업체 중복 등으로 인해 롯데가 제2롯데월드 상가동 조기 개장으로 예상했던 매출 1조 원 창출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뒤따르고 있다./ 그래픽=정용부 기자

[더팩트 │ 황진희 기자] ‘잠실벌의 맹주’ 롯데그룹이 애타게 기다려 온 제2롯데월드 저층부 상가동의 조기 개장이 2일 확정되면서 잠실역사거리를 기준으로 한 초대형 롯데 상업지구의 새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잠실역 사거리 안에만 롯데의 쇼핑몰, 면세점, 명품관, 호텔, 극장 등이 중복으로 들어서면서 기존과 상권이 중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롯데 측은 제2롯데월드 저층부 상가동이 조기 개장하면서 연간 1조 원의 매출을 더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권 중복으로 인해 그 효과가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 20년 간 잠실역 상권 장악한 롯데그룹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은 롯데타운의 기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도상에서 잠실역사거리를 평면으로 놓고 본다면 1사분면에 롯데캐슬프라자(프리미엄아웃렛), 3사분면에 롯데월드(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호텔, 샤롯데씨어터, 롯데월드), 4사분면에 제2롯데월드(롯데월드몰, 롯데월드타워, 애비뉴엘, 롯데면세점, 롯데시네마)가 한눈에 펼쳐진다. 실제로 잠실역사거리에서 어디를 둘러보아도 롯데백화점과 쇼핑몰, 아웃렛을 볼 수 있다.

롯데는 롯데캐슬플라자 2만2150㎡(연면적 24만3470㎡), 롯데월드 12만8260㎡(연면적 59만9300㎡), 제2롯데월드 8만7182㎡(연면적 80만7508㎡)의 부지면적으로 잠실역사거리에서만 모두 23만7593㎡(연면적 165만278㎡)의 부지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만㎡)에 12분의 1에 해당하는 넓이다.

사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잠실역사거리의 지형도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이미 20여 년 전 부터다. 과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뽕밭이었던 잠실은 롯데가 1985년 서울올림픽(1988년)을 앞두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 시설인 롯데월드를 건설하면서 대단위 롯데 타운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1985년부터 1989년까지 지어진 롯데월드는 당시만 해도 실내외 테마파크(어드벤처·매직아일랜드)와 아이스링크·백화점·호텔·쇼핑몰을 단일 공간 내에 갖춘 국내 유일무이한 초대형 복합 시설이었다.

롯데가 롯데월드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제2롯데월드 부지까지 추가로 매입한 것은 1987년이다. 신 총괄회장은 1987년 최초 부지 매입 후 24년간 무려 23차례의 마스터플랜을 변경해 지금의 롯데월드타워(고층부)와 롯데월드몰(저층부) 최종 설계도를 완성했다.

이에 따라 롯데월드, 제2롯데월드, 롯데캐슬플라자를 포함한 롯데타운이라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완성됐다.

◆ 제2롯데월드 매출 연간 1조원 창출, 상권중복으로 의문

잠실역사거리에 자리 한 롯데타운의 넓은 부지만큼이나, 이 장소에서 나오는 매출만도 어마어마하다. 롯데에 따르면 지난해 잠실역사거리에 있는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호텔·롯데면세점·롯데월드 등?5개 주요 영업장에서 낸 매출액은 모두 2조3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2년 전2조300억 원에 비해서 13% 증가한 수치로, 여기에 현재 잠실 내에서 운영 중인 롯데리아·세븐일레븐·롯데하이마트·롯데시네마·샤롯데씨어터 등까지 포함하면 매출은 2조4000억~2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잠실역사거리 안에서만 롯데가 유통업계 경쟁사인 신세계, 호텔신라 등과 맞먹는 한해 매출(공시기준)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2016년 완공 예정인 제2롯데월드가 모두 개관하면 매출규모는 1조 원 이상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측은 “가장 높은 롯데월드타워와 에비뉴엘동, 쇼핑몰동, 엔터동 등 3개 몰동이 약 1조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롯데가 잠실역사거리 안에서만 벌어들이는 매출은 STX조선해양(3조3487억 원), 르노삼성(3조3336억 원), 쌍용자동차(3조4848억 원) 등이 1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벌어들이는 매출보다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롯데월드 등 5개 주요 영업장에서 수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고 하지만, 롯데가 장담하고 있는 제2롯데월드 개관 이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더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상가동 조기 개장 초기에는 여론 형성에 따른 집객효과로 1조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잠실역사거리 롯데 상업지구에 입점된 업체들이 다수 중복돼 이같은 매출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

실제로 롯데월드, 제2롯데월드, 롯데캐슬플라자에 입점한 여성패션업체와 아웃도어업체들이 중복된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네파, 코데즈컴바인, 게스, 자라, 유니클로 등 다수의 패션업체들이 롯데월드, 제2롯데월드, 롯데캐슬플라자에 중복 입점됐다. 롯데월드와 제2롯데월드 명품관 역시 샤넬, 구찌, 까르띠에 등도 중복 입점된다. 롯데월드의 호텔과 제2롯데월드에 들어설 호텔도 중복된다.

중복 상권에 대해 롯데 측은 “롯데월드 상가동과 제2롯데월드 상가동에 입점된 업체들이 중복될 수는 있지만 콘셉트 자체가 전혀 다르다”면서 “제2롯데월드 상가동에 입점된 업체들은 기존 잠실점에 없는 럭셔리 콘셉트의 브랜드가 더 많다. 호텔 역시 기존 롯데호텔월드와 다른 6성급 호텔이 들어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잠실역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분명 제2롯데월드 개장 초기에는 롯데가 장담하는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효과가 언제까지 갈 지는 미지수”라면서 “입점업체들 간 볼멘소리도 새어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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