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성 기자] 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가 고급 수입 승용차들과의 승부에서 밀리지 않고 선전을 펼치고 있다. 4년 만에 고급 수입 승용차(SUV 포함)들의 증가세가 꺾이면서 국산차 비중이 30%를 회복했는데, 그 일등 공신이 제네시스라는 평가다.
2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및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4000만 원 이상의 승용차 시장에서 국산차가 4만7119대 팔리며 시장 점유율 32.9%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2만5139대(53%) 팔리며 국산 고급 승용차가 30%대의 점유율을 회복하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신형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높은 수치며, 지난 2007년 1세대 출시 이후 판매량에서도 역대 최대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초고장력 강판 확대 적용에 따른 안정성 강화와 기술력 상승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맞춘 것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동안 고급 승용차 시장에서 국산차들은 수입차에 기세가 한풀 꺾여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지난 2011년 이후 처음 수입차에 밀린 후 줄곧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에는 무려 28.6%로 떨어졌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의 독일의 고급 수입차 판매가 급증한 반면, 국산 고급차들은 연일 추락했다.
때문에 고급 승용차 시장에서 국산차들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고, 개발에 대한 회의론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물론 수입차의 가격이 대부분 4000만 원이 넘어 차량 비율이 74.5%에 이른다. 국내 승용차 가운데 4000만 원 이상의 차량은 현대차 에쿠스, 제네시스 베라크루즈와 기아자동차의 K9, 모하비, 쌍용자동차의 체어맨H, 체어맨W 정도로 6%에 불과해 이 시장에서 경쟁이 불리한 면도 있다.
다음 달 말에는 현대차 아슬란이 고급 승용차 시장에 뛰어들어 수입차들과의 한판 승부를 버릴 예정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국내외 성공에 힘입어 그랜저-아슬란-제네시스-에쿠스로 이어지는 고급 승용차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급 승용차는 그 회사의 기술의 완성도를 살펴볼 수 있는 척도”라며 “안방에서 고급 승용차 시장을 수입차에 완전히 내주면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발전 속도는 더뎌질 수밖에 없다. 국내 자동차 산업을 위해 국산 고급 승용차 시장의 성장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형 제네시스는 ‘2104 북미 올해의 차’ 10대 후보명단에도 오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