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예고한 카카오페이, 미풍 그친 3가지 이유

지난 5일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가 출시됐다./ 카카오 제공

[더팩트 | 황원영 기자] 국내 3700만명 가입자를 기반으로 간편결제 서비스에 진출, 돌풍을 예고한 카카오 ‘카카오페이’가 미풍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휴업체와 제휴카드가 부족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내 1위 메신저를 운영하는 카카오는 지난 5일 LG CNS와 협력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출시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에 신용카드 정보와 결제 비밀번호를 등록해 스마트폰에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간단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번에 출시한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안드로이드 4.6.5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우선 적용됐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로 기존 모바일 결제의 복잡한 결제 단계를 줄였다”며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결제 포기율을 낮출 수 있다”고 홍보했다. 또한 카카오페이가 공인인증서와 동급의 안정성을 갖춘 LG CNS 엠페이 솔루션을 적용하는 등 보안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공인인증서와 동급의 안정성을 갖춘 LG CNS 엠페이 솔루션을 적용했다.

하지만 카드 업계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모바일 결제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만큼 안전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카드업계는 카드결제부터 승인까지 전 구간을 암호화하는 ‘엔드 투 엔드’ 방식 도입과 가상 카드번호 사용 등을 카카오페이에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카드 비밀번호 등을 입력·저장해야 한다. 이에 카드사는 모바일이나 카카오톡 아이디가 해킹 당했을 경우 이 같은 정보가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객 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입장에서 안전성이 확실히 점검되지 않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참여를 확정한 카드사도 적다. NH농협, 신한, 씨티, 하나SK, KB국민을 제외한 일부 BC카드(우리, IBK기업, 스탠다드차타드, 대구, 부산, 경남은행)와 BC제휴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가 전부다. 신한, 씨티, NH농협, 하나SK, KB국민카드 등은 제외됐다.

제휴업체가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카카오 자체 서비스인 ‘카카오 선물하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다음 달부터 일부 홈쇼핑과 알라딘,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등 일부 앱에서 이용할 수 있으나 대형 마트, 백화점, 유통업체 등은 아직까지 참여 의사를 확실히 밝히지 않았다.

이는 애플이 최근 출시한 ‘애플페이’와 비교된다. 애플은 지난 10일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등을 공개하며 전자결제 기능인 애플페이를 함께 공개했다. 당시 애플은 출시와 함께 맥도날드, 스타벅스, 미국 대형 백화점 메이시스 등 22만개 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다며 출시 전부터 제휴사를 대량 확보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 업계의 ‘밥그릇 지키기’도 문제다. 하나, 신한, 우리 은행 등은 이미 자사 금융결제 앱인 ‘하나N월렛’, ‘마이 신한 페이’, ‘뉴 원터치 스마트뱅킹’ 등을 갖고 있다. 카카오가 약 3000만 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무기로 해당 시장에 뛰어들면서 대상 고객이 한정적인 금융권과 달리 엄청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모바일 금융시장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수익성 악화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페이 출시를 기념해 서비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반면 카카오는 사용자 확대를 위해 참여 카드사들과 공동으로 다양한 프로모션 및 제휴 프로그램을 진행, 계속해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확장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다른 카드사들과 추가 협의를 통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15일 오후 3시부터 28일까지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 증정, 카카오페이 전용 선물하기 특가상품 판매, 게임 아이템 지급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편의성과 보안성 모두 뛰어난 카카오페이를 통해 쾌적한 모바일 쇼핑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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