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삼성물산이 서울 잠실 석촌지하차도 싱크홀 발생과 관련해 불거진 책임론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진행된 1차 조사에서 싱크홀 발생 원인으로 삼성물산이 시공한 지하철 9호선 공사를 지목한 서울시가 오늘(28일) 최종 조사결과가 발표한다.
14일 서울시는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에서 발견된 폭 2.5m, 깊이 5m, 연장 8m의 싱크홀에 대한 전문가 조사단의 중간 조사 결과 발표에서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을 위해 지하차도 하부를 통과하는 쉴드 터널 공사가 싱크홀 발생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중간발표로 지하철 9호선 3단계 공사의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만년 1위 현대건설을 제치고 9년 만에 1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데 성공한 삼성물산이지만, 최종 조사 결과에서 삼성물산의 공사 시공이 싱크홀 원인으로 확정될 경우 논란의 화살이 삼성물산에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불거진 대형 건설사들의 입찰 담합 논란 역시 삼성물산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달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 입찰과정에서 담합한 28개 건설사에 건설업계 담합사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435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삼성물산은 개별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83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그나마 담합사실을 자진 신고해 과징금 부과 대상 명단에서 제외되는 데 성공했지만, 윤리경영을 강조해 온 만큼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 담합행위와 관련해 수자원공사로부터 통보 받은 관급공사 입찰제한 조치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입찰제한 조치로 삼성물산은 오는 29일부터 내년 12월 28일까지 16개월 동안 국내 관급공사 입찰참가자격이 제한된다. 이번 조치로 예상되는 거래중단금액 규모가 1조7000억 원으로 이는 최근 매출의 6.3%에 달한다.
수자원공사의 행정처분과 관련해 삼성물산 측은 즉각 '집행정지 신청 및 제재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건설사 담합 근절에 강경 대응 의사를 밝히고 있어 승소를 자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호주 로이힐 광산개발프로젝트,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발전소 건립 등 굵직한 글로벌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올 2분기 145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동기 대비 46%의 성장률을 기록한 삼성물산이지만, 잇따른 악재가 하반기 실적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만일 싱크홀 발생의 모든 책임이 삼성물산에 돌아갈 경우, 막대한 복구공사 비용 부담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측은 "싱크홀 발생의 정확한 원인에 대한 서울시의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아직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라며 "입찰제한조치 역시 집행정지 신청 및 제재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