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SK·외환카드 조기통합, 하나 '웃고' 외환 '억울?'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을 두고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외환카드에 절대적을 불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더팩트DB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조기 통합 절차를 밟으면서 카드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가 통합하면 카드업계 6위로 껑충 뛰어오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외환카드 분사만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면 연내 통합도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두 카드사 통합→전업계 카드 6위로 껑충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오는 27일 외환카드 분사 안건을 정례회의에 상정한다. 만약 금융위가 정례회의에서 외환카드 분사에 대해 본인가를 허가하게 되면 외환카드는 다음 달 1일 부터 별도 법인이 된다. 이는 외환카드가 지난 2004년 카드대란 직후, 외환은행에 합병된 이후 10년 만에 다시 전업계 카드사가 되는 것이다.

두 카드사의 합병으로 하위권을 맴돌던 시장 점유율 역시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은 4.6%로 업계 8위고, 외환카드는 3.2%로 10위다. 하지만 두 회사가 합치면 산술적인 시장점유율은 7.8%로 높아져 업계 6위권으로 올라서게 된다. 시장 점유율 6.8%인 롯데카드를 넘고 점유율 7.8%인 우리카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것이다.

자본금 6400억 원·자산 2조6000억 원의 외환카드와 자본금 5900억 원·자산 3조2000억 원의 하나SK카드가 합병할 경우, 자본금 1조2300억 원, 자산 5조8000억 원 규모의 중견 카드사가 탄생하게 된다. 특히, 합병 3년 후에는 시너지 창출비용이 350억 원 감소하고, 시너지에 따른 이익은 870억 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연간 최소 1200억 원의 시너지 순이익을 낼 것으로 하나금융지주(이하 하나금융)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외환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220만개의 가맹점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막대한 가맹점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현재 하나SK카드의 가맹점 수는 40만개 수준에 불과하다. 하나SK카드는 합병 이후 2015년까지 통합사의 점유율을 15%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각종 비용절감 등으로 인한 수익 증대도 기대된다. 하나금융은 회원모집과 서비스 수수료 절감, IT 투자비용 및 프로세스 등 운영비용 절감 등으로 674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신용카드 수익도 204억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웃는 하나SK카드, 결사반대하는 외환 노조

문제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수익 차이가 급격하게 난다는 점이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3억 원, 30억 원이다. 이 때문에 외환은행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두 카드사의 통합은 하나SK카드에는 이익이지만 외환카드에는 매우 불리하다는 조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신전문법에 따르면 카드사는 자기자본 대비 자산비율을 6배 이하로 맞춰야 하는데 하나SK카드는 외환카드와 합쳐야만 이 비율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외환은행은 외환카드 분사시 자본금 6400억 원을 출연해야 할뿐만 아니라 이후 카드 부문 수익이 100% 하나금융에 귀속되게 돼 외환은행의 성장동력에는 심각한 훼손이 올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두 카드사가 통합될 경우 자기자본 대비 자산비율은 5.7배로 낮아진다. 외환은행 자산을 이용해 하나SK카드의 부담을 줄였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카드 부문 통합으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점을 나타냈다. 외환은행 노조에 따르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통합시 통합비용과 중복고객을 고려할 때 첫 3년간 약 2000억 원의 적자가 나는 등 불필요한 출혈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는 카드부문 IT통합비용만 약 1000억 원을 예상하면서 하나금융이 주장하고 있는 시너지와 규모의 경제는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급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 지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하나SK카드는 외환카드와 합병이 이뤄지면 임직원들의 급여를 맞추느라 관련 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하나SK카드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지난해 말 기준 6800만 원이다. 한편 카드부문 분리 전인 외환은행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8900만 원에 달한다. 이에 하나카드는 전 직원 연봉을 4%가량 일괄 인상해 격차를 줄이려 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합 이후 사업이 완전히 자리잡기까지 통상 3년이 걸린다고 보면 된다"며 "최대 3년 까지는 통합한 두 카드사가 수년간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통합은 노조와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사측과 노조의 합의가 빨리 도출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이미 두 은행에서는 카드 부문의 통합 후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외환은행 노조의 입장처럼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 부문만 본다면 외환카드 직원들도 하나SK카드와 통합에 찬성하고 있으며, 노조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은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의된 내용은 모두 뺴고 말하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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