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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오세희 기자] 메리츠화재 남재호 사장이 취임 석 달 만에 회사 조직개편에 나섰다. 빅5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가 순이익에서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이자 남 사장이 조직 효율화에 나선 것. 보험업계 오랜 노하우를 가진 남 사장이 메리츠화재의 하락세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모아지면서 남 사장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본사 전략스태프 부서의 슬림화와 대팀제 개편을 통한 조직, 인력의 효율화를 위해 일부 조직개편과 함께 인사를 단행한다고 1일 밝혔다.
주요 개편 내용은 본사 본부효율화 및 대팀제 개편에 초점을 뒀다. 관리자(임원/부서장)관리범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유사기능 통합 및 조직의 효율화를 통해 현장 중심의 인력운영 유연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는 남 사장이 지난 3월 취임 이후 밝혀왔던 경영 방향과도 일치한다. 최근 생명보험사를 비롯해 보험사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을 두고 남 사장은 “대형사처럼 인력 감축 등 인위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기보다는 임직원 일 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쪽으로 효율성을 향상시키겠다”며 “해외 사업은 충분한 현지 시장 분석이 이뤄져 자신감이 생겼을 때 제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을 두고 메리츠화재 실적 하락에 맞춰 남 사장이 개선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손보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던 메리츠화재는 올해 1분기(1월~3월) 실적이 반 토막이 났다. 올해 1분기(1~3)월 당기순이익은 304억 원으로 전년 동기(4~6월) 523억 원보다 41.9%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원수보험료는 1조26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고, 경과보험료는 1조2032억 원을 기록했다.
남 사장이 취임한 이후 4월 실적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4월 메리츠화재는 매출액 4232억 원, 영업이익 109억 원, 당기순이익 8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매출액은 1.1%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7.6%, 47.2% 감소했다. 5월 역시 영업이익 185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 하락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남 사장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남 사장은 1983년 삼성화재 전신 안국화재해상보험에 입사한 이후 영업, 상품, 마케팅, 보상업무 등 보험업무 전반에 걸친 업무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최고의 손해보험 전문가로 꼽히며 기대를 모았다. 이런 가운데 취임해 능력을 평가받는 첫해, 계속되는 실적 하락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자동차보험의 수익성 개선여부도 남 사장의 몫이 됐다. 지난 1분기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손해율이 전년동기대비 3.3%p,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7%p 각각 상승했다. 전체 손해율도 1.6%p 증가했다. 메리츠화재 자동차보험의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어 자동차보험에 대한 수익성 개선여부 확인 및 위험손해율 안정화 여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전임자였던 송진규 전 사장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송 전 사장은 메리츠금융지주로 인적분할된 메리츠화재의 첫 번째 사장으로 재직기간 중 '케어프리보험 M-바스켓'을 내놓아 업계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지난해 당기순이익 1353억 원을 기록하며 메리츠화재의 호시절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상반기 어려움을 겪은 메리츠화재와 남 사장이 하반기 개선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장기 위험손해율 상승추이는 자연스러운 흐름인데 비경상적 요소가 추가돼 도드라진 상황으로 판단된다. 여전히 내재가치 등을 통해 확인되는 보유계약 및 신규 판매계약들은 결론적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준을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질적/양적 매력이 충분하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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