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FA 강백호를 4년 100억 원에 영입한 데 이어 노시환과 11년 307억 원에 비FA 장기계약을 맺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구단의 통 큰 투자에 팬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신하는 일부 전문가의 섣부른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그럼 투수진은 어떻게 할 건데?’라는 질문이 당연히 따른다. ‘강백호 노시환의 반만이라도 투수력 보강에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럽다. 한화는 2025시즌을 마치고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원투 펀치가 동시에 팀을 떠났다. 둘이 2025시즌 거둔 승수는 33승. 둘이 선발 등판한 경기의 성적이 44승 15패로 승률 .746다. 한 마디로 한화는 폰세와 와이스 덕분에 2025시즌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여기서부터 전력 재편의 방향이 출발해야 한다. 둘의 공백을 메울 방법을 찾는 게 정상이다. 선발 투수진의 뎁스를 강화하는 게 기본이다. 한화는 둘의 공백을 과소평가했다. 외국인 투수 두 명에 문동주 류현진 정우주의 선발진을 구상했다. 플랜 B는 없었다. 외부 보강도 없었다. 불펜 역시 마찬가지다. 주축 셋업맨인 한승혁과 김범수가 유출됐지만 외부 수혈 대신 기존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했다. ‘윈 나우’를 위해선 선발 투수 영입이 필수였지만 고개를 저었다. 정우주 황준서 등의 ‘리 빌딩’에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수 농사는 완전 실패했다. 문동주는 부상으로 일찌감치 낙마했고, 류현진은 후반기 들어 체력 한계를 절감했다. 정우주는 단조로운 구질을 벗어나지 못한 채 선발 투수론 시기 상조임이 입증됐다. 돌려막기식 불펜 운영은 동반 추락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한화는 우승 도전이라는 ‘윈 나우’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판단이 나올 수 없었다. 우승도 하고 유망주도 키우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오히려 이런 기대는 유망주를 사지로 몰아 넣었다. 한화가 1순위로 지명한 김서현 황준서 정우주는 방향을 잃었다. 유망주를 빨리 성장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한화의 2026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냉정히 말해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은 폰세와 와이스가 만든 허상이다. 이번 시즌 같이 팀을 운영한다면 내년, 내 후년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팀을 다시 셋업해야 한다. 김서현 황준서 정우주는 재능이 아까운 투수들이다. 지금부터라도 이들에게 정확한 보직을 부여하고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목적지를 향한 방향을 잡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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