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녹음파일입니다"...김나미는 왜 억울해할까? [유병철의 스포츠 렉시오] 


목포 MBC, 언론중재위원회에서 '반론보도' 수용
녹음파일 공개는 '불발'
명예훼손 피소로 녹음파일 확보 나서

김나미 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국내외에서 성공한 여성 체육행정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지난 4월 막말 파문으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김나미 제공

[더팩트 l 유병철 전문기자] # 지난 6월 23일 장문의 보도자료가 나왔습니다. 김나미 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 조정을 청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앞서 김 전 총장은 의식불명에 빠진 중학생 복싱선수의 가족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 '막말 발언'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며 사퇴(5월4일)했지요. 반론보도 청구를 요약하면 문제가 된 목포 MBC의 보도는 자신의 진의를 왜곡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첫 보도에 반향이 일지 않자, 두 번째 보도에서 자극적인 발언을 뽑아 악의적으로 편집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 이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보도들을 다시 살펴보니 석연치 않은 구석이 눈에 띄었습니다. 30분 가량의 전화인터뷰는 한 차례(4월15일) 진행됐는데, 이를 바탕으로 한 MBC의 보도는 3차례 이상 나왔습니다. 확실하게 이슈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또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한 명밖에 없는데, 화면에 직책을 적시하면서 음성변조를 실시한 것도 자연스럽지 않았습니다.

목포MBC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김나미 전 총장의 반론보도문.

# 지난 7월 15일 언론중재위원회 광주중재부에서 해당 심의가 열렸고,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을 거쳐 목포MBC가 반론보도에 합의했습니다. 일부 문구 조정이 있었지만 김나미 전 총장의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반론보도 요청의 90% 정도가 수용됐다고 합니다. 다음 날인 7월16일 뉴스데스크 방송에 반론보도가 나갔고, 홈페이지, 유튜브, 포털사이트 등 총 4곳에 반론보도가 명시됐습니다. <이미지 참조>

# 반론보도 수용에 대해 김나미 전 총장은 기쁨보다는 씁쓸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제가 요청한 반론보도의 대부분이 받아들여진 것은 의미가 있지만, 아직도 석연치 않았습니다. 아무리 되짚어봐도 저는 피해학생이나 그 가족을 상대로 나름 최선을 다했고, 전화인터뷰에서도 그들에 대해 심한 말을 한 기억이 없어요. 꼭 녹음파일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김나미 전 총장은 언론중재위에서 녹음파일 원본을 함께 확인하자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목포 MBC측은 녹음파일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녹음파일을 듣고) 정말 제가 막말을 했다면 반론보도도 필요 없고, 앞으로 깊이 반성하면 살 겁니다. 왜 녹음파일을 공개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변호사에게 물어보니 취재원 보호 등 거부할 이유가 딱히 없는데도 말입니다."

지난 2월 밀라노 동계올림픽 때 김나미 전 사무총장의 모습. 김 총장은 당시 유창한 독일어와 영어 실력으로 스포츠 외교 현장을 누볐다. / TV화면 캡처

# 해당 기자는 8월 3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해당 보도는 전혀 문제가 없다. (녹음파일을 김나미 측에 전달하지 않은 이유는)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개별적인 전달은 하지 않지만, 향후 필요하다면 "MBC 홈페이지에 녹취록이나 녹음파일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김나미 전 총장은 "개별 전달이든, 홈페이지 공개든 편집 등 훼손되지 않은 녹음파일 원본을 꼭 확인하고 싶다. 홈페이지 공개라도 빨리 해달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 그런데 이후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학생 가족이 MBC 보도를 근거로 김나미 전 총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김 전 총장은 지난 7월 22일 송파경찰서로부터 통보를 받았습니다. 김나미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오히려 잘 됐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보통 고소, 고발을 당하면 불쾌한 법인데, 이 건은 아주 반갑게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꼭 녹음파일을 확인하려고 합니다. 제 잘못이 있다면 피해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명예훼손 처벌은 물론, 크게 반성하겠습니다."

# 김나미 전 총장이 주장하는 억울함은 하나 더 있습니다. 대한체육회의 대응입니다. MBC의 첫 보도가 나왔을 때 대한체육회 차원에서 김나미 총장의 해명과 녹음파일 확보 등 진상규명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죠. 오히려 유승민 회장의 공식사과, 김나미 총장 업무배제 등 3차례 보도자료가 나가며 사건은 커졌고, 결국 사퇴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아쉬워합니다.

"저 혼자 싸워서 이미 반론보도는 받아들여졌습니다. 대한체육회 최고위 상근직인데도 저는 지금까지 녹음파일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국민 막말녀'가 되고 쫓겨났지요. 뭐가 그리 급했을까요? 이게 몹시 서운합니다." 국내외에서 인정받던 유능한 여성 체육행정가는 전화 인터뷰 한 번과 이와 관련된 보도로 한순간에 추락했습니다. 막말과 같은 큰 잘못이 있다면 응당한 벌을 받은 것이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바로 잡아야 합니다. 이제 녹음파일을 통해 막말의 진실을 확인하는 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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