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KBO리그는 한 시즌 팀당 144경기를 치른다. 매 경기 시원한 타격과 깔끔한 투구로 승리하기는 불가능하다. 잘 맞던 타격이 갑자기 물방망이로 전락하고, 믿었던 투수가 허무하게 무너진다. 연승을 달리던 팀이 순식간에 연패에 빠진다. 장기 레이스의 성패는 수비에서 갈린다. 수비가 탄탄한 팀은 웬만한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다.
18일 창원 한화 이글스-NC 다이노스전이 잘 보여줬다. 이 경기는 사실상 1회에 승부가 갈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화는 이 경기 전까지 5연패 중이었다. 활화산 같던 타선이 최근 집단 슬럼프에 빠졌다. 이럴 때 중요한 게 수비진의 뒷받침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1회말 NC의 공격. 1번 김주원이 1루수 방향으로 땅볼을 때렸다. 한화 1루수 장규현은 평범한 땅볼을 서두르다 뒤로 빠트렸다. 공을 잡기도 전에 1루를 쳐다보다가 공을 놓쳤다. 김주원은 2루까지 내달렸다. 장규현은 이번 시즌 첫 1군 경기 출전이었다.
한화의 수비 실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선발 투수 윌켈 에르난데스의 2루 견제구가 뒤로 빠졌다. 중견수 오재원은 3루로 공을 던졌지만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 김주원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잠깐 사이 내-외야 실책 3개가 이어졌다. 비록 한 점을 내준 데 불과했지만 팀 조직력은 급격히 깨진다. 투수는 투구 밸런스를 잃고, 수비진은 마음이 급해진다. 비슷한 구위의 두 팀 선발 투수 NC 커티스 테일러와 한화 에르난데스가 각각 6이닝 무실점, 6이닝 5실점으로 극명하게 갈린 것은 수비진의 영향이 크다.
반대로 NC는 결정적인 순간 호수비 하나로 살아났다. NC가 3-0으로 앞선 4회초 한화의 공격. 2사 1,2루에서 한화 7번 이도윤이 3루 방향으로 총알 같은 타구를 때렸다. 공은 낮게 깔려 3루를 타고 넘어가는 듯했다. 이때 NC 3루수 김한별이 몸을 날렸고, 공은 김한별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김한별은 침착하게 1루에 송구,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호수비는 선수 전체의 분위기를 살린다. 5회말 NC 2번 천재환의 5-0으로 달아나는 쐐기 좌월 2점 홈런은 이런 팀 분위기를 반영했다. 김한별은 6회초 1사 1루에서 한화 강백호의 타구에 목 부위를 맞았지만 고통을 참고 1루에 아웃시켰다. 6-0 완승을 거둔 7위 NC는 6위 한화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고 반 게임차로 따라 붙었다.
daeho902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