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감정이 예민해질 수 있고, 밖으로 터져 나올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대상이 자기 팀 동료여선 안된다. 그게 팀 스포츠이고 팀워크이다. 팀워크는 팀 전체를 위한 헌신이다. 팀원 간의 신뢰가 바탕이다. 이게 무너지면 승리는 불가능하다. 원태인(26)은 자신의 위치를 망각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여서가 아니다. 원태인은 팀의 구심점이다. 선-후배들이 믿고 따른다. 원태인의 그 행동 하나로 삼성 라이온즈는 모래알 팀이 됐다. 경쟁 상대에게는 만만한 팀이 됐다. 삼성 팬들에겐 엄청난 실망감을 안겼다. 입으로 개인 성적보다 팀 우승이 우선이라고 아무리 떠들어 봐야 아무 소용 없다.
19일 대구 LG 트윈스전. 문제의 4회 초 장면을 돌려보고 또 돌려봤다. 아무리 봐도 원태인이 팀 동료이자 선배인 류지혁(32)에게 험한 말을 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해도 이런 ‘짓’은 처음 봤다. 류지혁이 실책을 한 것도 아니다. 판단 미스를 한 것도 아니다. 원태인 자신이 잘못 던져 점수를 줘놓고 팀 동료한테 화풀이를 했다. 그리고는 하극상 내지는 팀 분열로 보일까 두려워 상대 팀 코치를 걸고 넘어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원태인이 보다 성숙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점잖게 꾸짖었지만 불쾌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 안타까운 건 원태인 때문에 박승규(25)의 ‘희생’도 연기처럼 사라졌다는 점이다. 박승규는 10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서 팀 승리를 위해 ‘히트 포더 사이클’ 기록을 포기했다. 다음 날 삼성 더그아웃 화이트보드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글귀가 쓰였다. 삼성은 10일부터 7연승을 달렸다. 모든 선수가 똘똘 뭉쳤다. 19일 LG전에서 연승 행진이 끊겼다. 팀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26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7연패에 빠졌다. 이 가운데 5패가 역전패다. 응집력이 떨어졌다.
"파이팅"을 외친다고 없던 힘이 생기지 않는다. 믿음이 깨진 팀에 협업은 가당치 않다. 상처를 도지게 할 의도는 없다. 선수의 사과 한마디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이런 행동이 다시 나와선 안된다. 팀 스포츠에 종사하는 사람에 대한 모독이다.
daeho902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