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이우탁 칼럼니스트]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선제적 군사공격을 시작했음을 알리는 소셜미디어(SNS) 영상 메시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임박한 이란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라면서 ‘핵무기’를 직접 지목했다.
이란이 핵무기를 제조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이를 이해하려면 우라늄 농축의 속성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에는 플루토눔과 우라늄이 있는데,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큰 규모의 원자로나 재처리 시설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은 인공위성 등으로 이를 쉽게 감시할 수 있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우라늄은 자연상태에서 얻어질 수 있고, 천연 우라늄 중 0.7%만 함유돼 있는 분열물질(U-235)을 생산하는 핵시설은 소규모로 깊은 산악지대나 지하에 만들어 놓으면 은닉하기가 수월하다. 또 우라늄은 일반 환경에서도 방사선 노출이 많이 없을 정도로 성질이 온순하다고 한다.
흔히 경수로 등 전력용 원자로에는 농축도 3-5% 정도의 저농축우라늄(LEU)를 사용하고, 핵무기를 만드는데 쓰이는 고농축우라늄(HEU)은 85% 이상, 실용적으로는 90% 이상의 농축도가 필요하다. 이란은 현재 준무기급으로 평가받는 60% 농축도의 우라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60% 농축도의 우라늄을 무기급인 90%로 순도를 높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
IAEA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을 440.9㎏ 보유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약 10개 정도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만일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성공할 경우, 그리고 이 핵무기로 중동의 섬처럼 존재하는 이스라엘을 위협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란은 핵무기를 탑재할 운반 체계인 중거리 탄도미사일 등도 높은 수준 갖춘 상태다.
유대인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미국 처지에서 이는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해 6월에, 그리고 이번에 이란의 핵시설과 이란 통치 수뇌부를 향해 함께 군사공격을 하게 된 배경이다. 이란은 최근 진행된 미국과의 핵협상에서 농축 우라늄을 희석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을 중개한 오만의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장관은 이란이 현재 보유중인 농축 우라늄의 농도를 최대한 낮춰 연료로 전환하고 이를 되돌릴 수 없도록 만들겠다고 미국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농축 우라늄을 아예 이란 영토 밖으로 반출해야 한다’며 이란을 압박했고, 양국은 조만간 제네바에서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트럼프는 "이란의 협상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전격적인 군사공격을 감행했다. 비밀 핵개발 프로젝트를 밀어붙이는 하메이니 체제를 붕괴시키지 않고서는 ‘핵무기 야욕’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이란의 핵개발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시기부터 시작됐고, 2000년대 이후부터는 중국과 파키스탄의 협력으로 급진전된 것으로 알려진다. 2000년대 초 국제 사찰단은 이란 나탄즈의 핵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의 흔적을 발견했고, 이후 이란과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는 제재와 협상을 거듭해왔다. 2015년 이란과 서방 6개국 사이에 핵합의(JCPOA)가 도출돼 이란에 대해 3.67% 이하의 저농축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도록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이란의 핵개발을 막지 못하는 합의라며 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JCPOA 복원을 선언하고 2021년 4월부터 이란과 협상했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고, 이란은 2023년 고농축 우라늄 생산 재개를 선언했다. 재집권한 트럼프도 급하게 이란과 협상을 통해 고농축 우라늄을 제거하려 했지만 이란의 협상태도를 확인하고는 군사작전을 통해 일거에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트럼프의 말대로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을" 때까지 미국은 이란을 압박하고 감시하고, 정권교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의 맹주인 이란의 저항이 이어질 경우 당분간 중동 하늘에 드리운 먹구름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 영변과 강선 등 곳곳의 비밀 핵시설에 고농축 우라늄은 물론이고 이미 핵무기까지 제조 완성해 은닉하고 있는 북한, 그리고 그 핵무기의 직접 위협반경에 사는 휴전선 이남의 한국인들의 삶은 과연 어찌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