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LG 트윈스가 2025시즌 정규시즌 1위에 올랐다. 시즌 막판 3연패에 자력 우승 실패로 모양새가 빠졌지만 2023시즌 이후 2년 만에 1위를 되찾았다.
LG란 팀을 살펴보면 참 흥미롭다. 2020년대 들어 왕조까지는 아니더라도 최강 팀이라 자부할 만하다. 이번 시즌까지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어느 팀 보다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두터운 팬 층도 보유하고 있어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단 하나 아쉽다면 개인 타이틀과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2025시즌에도 MVP, 신인왕 포함 16개 개인 타이틀 가운데 LG 선수는 도루 1위(49개)에 오른 박해민뿐이다. 정규시즌 1위 팀이 이렇게 개인 타이틀에 인색한 경우는 드물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3년에도 LG의 타이틀 홀더는 홍창기가 유일했다. 그것도 출루율(.444)과 득점(109개)으로 주요 부문 타이틀은 없다.
더 아픈 구석도 있다. LG는 프로야구 43년 역사에서 MVP를 배출하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신생 구단 NC 다이노스(2015년 테임즈, 2023년 페디)와 kt 위즈(2020년 로하스)에서도 MVP가 나왔다. 이번 시즌도 MVP는 한화 코디 폰세와 삼성 르윈 디아즈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LG는 MVP뿐 아니라 홈런왕도 아직 없다.
LG가 시즌 막판 극심한 투-타 불균형에 빠지며 지옥 문턱까지 갔다 온 것도 걸출한 슈퍼 스타가 없는 이유가 크다. 위기에서 건져줄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 보니 연패 탈출이 버겁다. 고비에서 한 방을 때려줄 거포가 없으니 매 경기 아슬아슬하다.
독보적 선수가 없는 LG는 조직력과 그물 같은 수비로 승부수를 던져 성공했다. 이번 시즌에도 치리노스(13승) 임찬규 손주영 송승기(이상 11승) 등 10승 투수 4명과 신민재(.313) 오스틴(.313) 문성주(.305) 등 3할 타자 3명을 배출했다. 팀 타율 .278로 1위, 팀 평균자책점 3.79로 3위에 올랐다. 탄탄한 조직력과 고른 선수층이 단기전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미지수다. 일반적으로 단기전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시리즈를 지배하는 ‘미친 선수’가 등장해야 한다. 2023시즌 LG가 우승할 때 오지환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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