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혁의 '진실'] 신한투자증권 LP의 1300억 '불법 손실', 엄벌을 촉구한다

9월 11일 선물 만기일을 기점으로 신한투자증권에서 벌법적으로 선물 거래를 하다 무려 1,300억 원의 선물 손실을 입었다는 보도가 일제히 쏟아져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더팩트 DB

[더팩트 | 박순혁 칼럼니스트] 9월 11일 선물 만기일을 기점으로 신한투자증권에서 무려 1,300억 원의 선물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장내 선물 매매 및 청산에 따라 1300억원으로 추정되는 손실이 발생했다는 내용을 11일 공시했다. 지난 8월 5일 전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고 KOSPI 지수 또한 8.77% 폭락한 즈음에 집중적으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손실 금액이 큰 것도 그렇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손실이 불법 행위를 하다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1,300억원의 손실은 신한투자증권의 ETF LP(유동성 공급자)가 원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장내 선물 매매를 하다 발생한 것이라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불법 행위로 자본시장의 근간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금융 스캔들이 아닐 수 없다

'유동성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란 금융상품에 대한 매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매도·매수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시장참가자를 말합니다. E LW 또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제도를 채택하도록 되어있으며 한국투자증권이 발행한 TRUE ELW의 LP는 한국투자증권입니다. ELW의 LP는 시장의 매도·매수 스프레드 비율이 사전에 신고한 최대 호가스프레드 비율(15%)을 초과할 경우 LP호가를 제시함으로써 투자자들의 매매 요구에 응하고 거래 활성화에 기여합니다. 단, LP가 제시한 호가가 투자자가 매매하고자 하는 가격과 크게 차이가 날 수 있으며 기초자산의 시장 상황에 따라 매매가 능한 물량도 제한적이거나 일시적으로 당해 증권의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여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한국투자증권)

위 설명대로 유동성공급자는 매매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호가 공백을 메우는 정도의 수동적, 보조적 역할만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신한투자증권의 ETF 유동성 공급자는 이런 본래의 역할과는 전혀 무관하게 특정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게다가 거액으로 취하였고 이것이 잘못된 결과 무려 1,300억원 이라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 것이다. 이는 마치 심판이 경기에 뛰어 들어 직접 공을 찬 것과 같은 행위로써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심대하게 해친 중대범죄라 아니할 수 없다.

작년 11월 6일 정부는 불법 공매도 근절을 목표로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를 전격 시행하였다. 이는 그동안 글로벌 IB (투자은행) 및 기관투자자로부터 자행되어 온 무차입 공매도 등 각종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 및 제도개선을 위한 조치였다. 이 발표가 이뤄진 11월 6일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상한가인 30% 상승을 기록하는 등 공매도 공격을 받았던 주식위주로 폭등하여 당일 코스피 지수는 +5.66%, 코스닥 지수는 +7.34% 상승을 기록하였다. 이에 개인투자자 등 시장은 크게 환영하였다.

그러나, 이후 증시는 다시 하락세로 전환하였고, 특히 이차전지 주식 등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의 급락세가 재개되었다. 이는 정부가 전격적으로 ‘공매도 전면금지’를 천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조성자(MM)와 유동성공급자(LP)의 공매도는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바람에 공매도 금지의 실효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는 수동적, 보조적, 중립적으로만 시세에 관여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들이 적극적으로 공매도 세력의 편을 들어 공매도 잔량이 많은 종목들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 하는 의혹이 있다는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졌고 이에 MM과 LP의 공매도까지 완전히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해 12월 9일 분노한 개인투자자들은 용산에서 부당하게 시세에 관여하는 MM과 LP의 공매도까지 마저 금지하여 정부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실효성을 갖게 해 달라는 대규모 시위가 펼쳐지기도 하였다. 이런 개인투자자들의 분노의 함성에도 불구하고 12월 28일 금융감독원은 조사결과 MM과 LP의 불법부당한 공매도는 없으므로 LP의 공매도는 계속 유지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덧붙여 시장의 신뢰를 해치는 루머를 퍼뜨리는 행위에 대해서 적극 대응하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하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LP 증권사는 투자자로부터 매수한 ETF에 대한 헤지를 위해 공매도 주문을 제출하고 있다"며 "조사 대상 기간 동안 6개 증권사는 헤지목적으로만 공매도를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헤지 목적 공매도 주문은 LP가 ETF 매수 시 헤지 대상 종목과 수량이 전산적으로 자동 생성된 후 내부 확인과정을 거 쳐 전송된다. LP 부서의 헤지 거래 목적 위탁계좌에 타 부서의 접근을 제한함으로 다른 목적의 공매도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P의 시장교란, 특히 신한투자증권의 시장 관여 의혹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의혹은 해가 바뀌어 2024년이 되어도 가라앉지 않았다. 23년 12월 28일의 금감원 발표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자 24년 3월 13일 금감원 이복현 원장은 한투연 정의정 대표 등 개인투자자 대표와 신한투자증권 관련자 등을 한데 모아서 '개인투자자와 함께 하는 열린 토론'을 개최하였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나는 아래와 같이 금감원장에게 요청하였다.

"LP나 MM이 자산운용사와 결탁해 공매도를 통한 시장가격 교란행위를 했을 것이란 의심이 간다. 불법 공매도가 의심되는 상황인 만큼 금감원은 조사를 신속하게 돌입하고 조사 진행 과정에선 MM과 LP의 공매도를 잠시 중단하는 게 맞다."

그리고, 나의 의심이 옳았다는 증거가 이렇게 드러났다. 작년 연말 금감원 관계자의 헤지 목적 이외의 공매도는 없었으며 어렵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신한투자증권의 ETF LP는 헤지 목적 이외의 선물 거래를 적극적으로 하였으며 그 사실이 무려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백일하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부통제시스템을 통해 스왑거래 등록이 허위인 것을 확인하고 이를 금감원에 신고했다"면서 "다만 이는 회사 운용자산의 손실이고, 투자자들의 투자금 등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작년 연말 금감원은 제대로 관련 사안을 조사하였는지, '헤지 목적 외의 공매도는 불가능하다'라는 장담을 한 것에 대해 2000만 개인투자자 앞에 제대로 사과하고 반성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신한투자증권의 이런 행위는 명백하고 중대한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바 하루속히 남부지검과 합동수사본부를 꾸려서 압수수색을 실시하여 증거인멸을 막아야 할 것이며 관련 규정과 법규를 엄중히 적용하여 관련 당사자를 일벌백계 하여야 할 것이다.

코리아 밸류업의 선결 과제는 여의도 신뢰 업에 있고, 신한투자증권의 불법 행위에 대한 엄벌이 여의도 신뢰 상승의 첫 걸음이 될 것임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금융당국과 남부지검 등 사정당국의 엄정한 법 집행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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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 시각으로 더팩트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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