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의 밥데이터] 명태균발 '보수 붕괴' 위기설, '윤한 공조' 부르나


10.16 재보궐 선거 전망...11일부터 사전 투표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대표와 '독대 수용'

윤석열 대통령이 9월 22일 체코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려 환영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이은영 칼럼니스트] 10.16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가 11일부터 시작된다. 이번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곳은 호남 2곳(전남 곡성, 전남 영광)과 인천 강화, 부산 금정구 등 총 4곳인데 모두 기초단체장 선거다. 정당과는 관계가 없지만 서울에서 치러지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까지 합한다면 전국에서 치러지는 ‘미니 총선’이라고 부를 만하다.

각 당의 대표들이 여러 차례 현장을 방문하거나 ‘한 달 살기 프로젝트’ 등으로 관심도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유권자들 반응은 무덤덤하다. 그나마 거리에 붙어 있는 선거 현수막 때문에 보궐선거가 있음을 알게 되는 차분한 분위기다.

윤석열 정권에는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와 올해 4월 총선에 이은 세 번째 여야 대결로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민심은 모두 여당에 참패를 안겨준 심판의 선거를 보였다. 이번 10·16 재보궐이 세 번째 심판 선거가 될지 궁금해진다.

각 지역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인천 강화군의 경우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3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데, 한길리서치가 지난 5∽6일 강화군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 53.0%, 한연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31.0%, 안상수 무소속 후보 8.9%, 김병연 무소속 후보 1.8%로 조사되었다. (무선 100% 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 9.8%)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보니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가 앞서는 흐름인데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 변수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이 박 후보가 앞서갈 수 있는 배경이 되는 것 같다.

진통 끝에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로 최종 후보가 된 김경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 양자 대결로 치러지는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의 경우 뉴스피릿·에브리뉴스가 의뢰해 에브리리서치가 지난 6~7일 양일간 부산 금정구 거주민 500명 대상으로 조사 결과를 보면 김 후보 45.8%, 윤 후보 42,3%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지지 후보 없음’은 8.8%였다. (무선 100% 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 5.3%)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 정당 지지도 조사./KSOI

KSOI가 10월 1~2일 실시한 부산 금정구청장 여론조사 결과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4.2%, 민주당 29.3%, 조국혁신당 8.9%로 나타나 국민의힘 지지층이 얼마나 투표장으로 나갈 것인지가 최종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무선 100% 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 7.3%)

보궐선거 4곳 중 가장 치열한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전남 영광군수 선거는 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이낙연 팬심’의 표심이 중요한 지역이다. 조국혁신당은 호남교두보 지역으로 영광군 집중 지원을 결정하고 조국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한 달 살이’를 통해 지역민의 관심을 끌었지만 그 과정에서 민주당과 감정 싸움이 분란을 만드는 사이 진보당 후보가 선전하는 흐름을 만들고 있어 투표율이 최종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영광군수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모두 신재생에너지에 기반한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지역민들은 ‘정권 심판론’보다는 ‘지역생활밀착형 공약’에 더 호응하고 있다.

곡성군수 선거도 민주당 텃밭에서 조국혁신당과 국민의힘, 무소속 후보들이 일합을 겨루고 있는데 약 한 달 전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우위를 유지했지만 그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가장 많은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서울교육감 선거는 ‘명태균’, ‘김대남’ 녹취록이 ‘보수 궤멸’의 전주곡이 될 수 있다는 정치적 위기감 속에서 서울 표심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8대 국회의원과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조전혁 후보는 인지도를 바탕으로 ‘초등 지필평가 부활’, ‘교원임용에 사학 자율 부여’, ‘학교평가청’ 신설로 공교육 질 강화 등의 공약을 내세운 반면, 정근식 후보는 서울대 명예교수로 역사교육학자의 길을 걸어온 점과 ‘뉴라이트 역사관 척결’, ‘AI교과서 도입 유예’ 등의 공약과 함께 민주진보 단일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10·16 재보궐선거는 ‘낮은 대통령 지지율’이라는 우산 아래서 치러지는 선거이기에 지난 두 번의 여야 대결과 이어지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명태남 녹취록과 ‘김건희 국감’의 예봉이 대통령실을 향하고 있어서인지 순방 중에 있는 윤 대통령도 재보궐 선거 이후 한동훈 대표와의 독대를 받아들였다.

한동훈 대표는 ‘계보 만찬’과 윤 대통령의 ‘독대 결정’ 이후 김건희 여사에 대해 더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참여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처리되어야 하고 김 여사의 공개 활동도 자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동안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던 한 대표가 드디어 칼을 빼드는 것일까? 보궐선거 이후 당청 지도자의 만남에서는 한 대표보다는 윤대통령이 결심해야 할 사안이 더 많다. 김 여사의 사법 리스크 처리와 대외 활동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며 의정 갈등에 대해서도 타개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두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향후 정국이 어떻게 달궈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가지 명확한 것은 시간은 윤 대통령보다는 한 대표 편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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