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병헌 기자] 이제 대선은 설연휴 TV토론 국면이다.

지난 26일 법원의 양자 TV토론 금지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맞장 토론' 대신 국민의당 안철수·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까지 네 사람 모두 함께 링 위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이르면 31일쯤 4자토론의 성사 가능성이 높다.

10% 초중반대 지지율을 보이는 안철수 후보를 첫 TV 토론에서 제외시킬 수는 없다. 원내 6석 정당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뺀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사법·가족 리스크에 휩싸인 이, 윤 후보가 맞붙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다. 네거티브 공방으로 대선 판은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이런 시기에 안·심 후보가 토론에 참가하면 국민들이 후보들의 자질, 비전을 비교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선 후보들 간에 TV토론의 성적표가 혼전을 거듭하는 예측불허 판세를 가르는 최대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법정토론회 초청 대상자로 5인 이상 의원 소속 정당의 후보자·직전 총선에서 전국 득표율 3% 이상을 기록한 정당의 후보자·여론조사에서 평균 5% 이상의 지지율을 획득한 후보자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제 각 대선후보들은 ‘다자토론’에 대비, 존재감을 부각하며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방법을 고심 중이며 이미 대비에 들어갔다. 이재명 대선후보는 실행력 있는 행정가 이미지에서 경제와 민생을 챙기는 대선후보의 이미지로 이어가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듯하다.

원형 프레임의 안경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하고 가족리스크 등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이거나 변화 다짐을 하며 큰절을 올리는 등 감성에 호소하는 장면을 많이 내보인다. 직설·직격적인 ‘사이다발언’보다는 순화된 감성 화법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대선 패배 시 감옥’ ‘울음’ ‘총선 불출마’ ‘무공천’ 등 진정성 제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윤석열 대선후보는 공정과 상식 이미지에서 규제 합리화를 강조하는 이미지로 이어가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앞머리를 뒤로 넘겨 이마를 환하게 드러내보이는 헤어스타일로 바꾸고 ‘쩍벌’자세나 ‘도리도리’ 고갯짓을 최소화해 유권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소탈하고 진솔한 모습을 강화하는 이미지 연출에도 노력하는 흔적이 엿보인다. 윤 후보는 이 후보와의 일대일 가상대결을 전제해 다양한 분야의 질문을 놓고 실전연습까지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선후보들이 왜 기를 쓰고 대비하고 출연하려는 걸까. 메라비언의 법칙(The Law of Mehrabian)이 그 해답을 말해준다. 지난 1971년 미국 UCLA 심리학과 앨버트 메라비언 교수는 커뮤니케이션이론을 한 단계 발전시킨 중요한 연구결과를 내놓는다.

그는 대화하는 사람들을 관찰, 상대방에 대한 호감을 느끼는 순간을 포착하여 누군가와 첫 대면을 했을 때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메시지의 전달요소)를 분석했다.

결과는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해당 인물에 대한 인상을 결정짓는 주요 원인은 상대방의 말의 내용이 아니라 이미지였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상이나 호감을 결정하는데 목소리는 38%, 보디랭귀지는 55%(표정 35%, 태도 20%)였다.

반면, ‘말하는 내용’ 그 자체는 겨우 7%의 효과만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전화로 상담할 때 목소리의 중요성이 82%에 이르는 경우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이 법칙은 TV토론과 같은 프로그램의 출연자를 시청자가 평가하는 프로그램을 위해 만들어진 법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모자람이 없는 맞춤형에 가깝다, 유권자들과 대선 후보들을 대입하면 효과적인 소통은 말투나 표정, 눈빛과 제스처 같은 비언어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93%의 높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행동의 소리가 말의 소리보다 크다"는 명언을 탄생시켰다.

곧 있을 대선후보 TV토론에 각당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도층 선거 풍향계를 움직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국민과 각 당은 보고있다. 물론 마음 속으로 응원하는 대선후보가 확고할 경우에는 TV토론이 각 후보 지지율의 급반등 급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민을 진심으로 위하는 예비대통령의 모습을 부각해야 하는 TV토론에서 대선후보들이 기대했던 이미지가 크게 달라보여 실망을 준다면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TV토론을 앞두고 대선후보들의 이미지와 브랜딩파워를 높이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 전략들은 더 정밀해지고 첨예해질 수 밖에 없다. 이미지는 단순히 개인적 매력이나 카메라에 대한 친숙성보다는 훨씬 더 본질적이고 복합적인 개념이다.

TV토론에서 대선 후보의 이미지는 유권자가 인식하는 후보의 외향과 관련된 차원과 업무 수행 능력과 관련된 속성의 조합이다. 이것이 유권자의 개별 속성과 선입견이 상호작용해 생성되면 해당 후보의 지지나 반대로 이어진다. 그래서 일부 왜곡과 편향이라는 요소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아무튼 TV토론의 횟수와 시간은 더 늘리고, 양자든 다자든 토론 방식도 더욱 다양해져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의 보다 현명한 선택에 도움을 주고 대한민국 미래도 더욱 밝아지게 하며 민주주의 발전에도 큰 도움을 주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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