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규 한 방이 잠자던 사자 깨웠다…전날 헤드샷 극복하고 승부욕 활활[PO2]


삼성, KIA에 8-3 설욕
박승규, 동점타 등 2안타 2타점 2득점
최형우,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삼성 박승규가 27일 KIA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회말 동점 2루타를 때린 뒤 2루에서 포효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복덩이’ 박승규(26)가 팀에 소중한 승리를 안겼다. 전날(26일) KIA 타이거즈에 일격을 당한 삼성은 27일 대구에서 열린 2026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8-3으로 설욕했다. 1승1패로 균형을 이룬 두 팀은 29일 오후 6시 30분 KIA 홈인 전남광주에서 3차전을 갖는다.

2차전 주인공은 승리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 ‘삼성의 새로운 심장’ 박승규였다. 삼성은 3회초 KIA에 선취점을 빼앗겼다. 선발 투수 아리엘 후라도가 KIA 선두 타자 8번 하주석에게 중전 안타, 1번 박재현에게 1루 쪽 내야 안타를 맞은 데 이어 2번 이호연에게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허용했다. 1차전 패배에 이어 또다시 리드를 내준 삼성 벤치엔 위기감이 감돌았다. 비록 한 점이지만 중반까지 끌려갈 경우 불펜 가동에도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불펜을 아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2패는 사실상 한국시리즈 진출 좌절을 의미한다. 삼성으로선 빠른 이닝에 동점 내지 역전을 만들어 내야 했다.

박승규가 26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회말 KIA 선발 투수 네일의 투구에 헬멧을 강하게 맞고 있다. /대구=뉴시스

그 선봉에 박승규가 섰다. 박승규는 0-1인 3회말 2사 2루에서 타석에 섰다. 볼카운트 2-2에서 KIA 선발 투수 아담 올러의 6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를 힘차게 잡아 당겼다. 총알 같은 타구는 3루수 키를 넘겨 왼쪽 펜스까지 굴러갔다. 1-1 동점을 만든 적시타였다. 1차전에서 2안타, 2차전에서도 이 전까지 1안타의 빈타에 허덕이던 삼성 타선은 박승규의 2루타를 신호탄으로 폭발했다. 계속된 찬스에서 3번 구자욱의 우중간 2루타로 2-1로 역전한 삼성은 4번 르윈 디아즈의 우중월 2점 홈런으로 4-1로 달아났다. 박승규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5회말 2사 후 유격수 쪽 내야 안타로 출루해 팀의 5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6-1인 6회말엔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또 한 점을 추가했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타였다.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영양가 만점의 안타와 타점, 득점이었다.

박승규는 이번 시즌 팀 플레이의 진수를 보여준 선수다. 지난 4월 10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서 박승규는 5타수 4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입단 8년 차 무명 선수의 일대 반란이었다. 특히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만 더하면 ‘히트포더사이클’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3루까지 내달렸다. 팀 동료들은 물론이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도 감동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튿날 대구구장 더그아웃 화이트보드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글귀가 쓰였다.

삼성 최형우가 27일 KIA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7회말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42세 10개월 11일)을 터트린 뒤 3루를 돌고 있다. /대구=뉴시스

박승규는 26일 1차전에서도 불굴의 투혼을 보였다. 5회말 KIA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의 투심 패스트볼이 박승규의 헬멧을 강하게 때렸다.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박승규는 벤치의 교체 사인을 거부했다. 2루 도루까지 감행한 박승규는 김영웅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7회말 우월 솔로 홈런을 날린 삼성 5번 최형우는 42세 10개월 11일로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삼성 선발 투수 후라도는 6⅔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지며 5안타 2볼넷 3삼진 2실점으로 막아내 승리투수가 됐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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