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감독 교체의 서막이 올랐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10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앞서 김경문 감독과의 결별을 알렸다. 김 감독은 지난해 한화를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올렸지만 이번 시즌 9위로 추락하면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김경문 감독은 단기전에 약하다는 치명적 약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운명도 백척간두에 놓여 있다. 김태형 감독은 ‘우승 청부사’란 명칭이 무색하게 3년 계약 기간 내내 하위권에 머물렀다. 구단의 투자 부실을 따질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명 감독은 존재하지 않는다. 구단의 무서운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화와 롯데의 공통점은 내년에도 뚜렷한 반등세가 보이지 않다는 데 있다.
이에 반해 6위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생존 확률이 높다. SSG는 시즌 초반 13연패에 빠지는 등 심각한 위기를 겪었다. 팀은 9위로 곤두박질쳐 키움 히어로즈와 탈꼴찌 싸움을 벌였다. 당시 이 감독의 경질설이 꽤 설득력 있게 나돌았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SSG는 거짓말처럼 살아났다. 후반기 58경기에서 34승 2무 22패로 반전에 성공했다. 후반기 승률 .607로 전체 2위다. 이숭용 감독의 빠른 태세 전환이 돋보였다. 일찌감치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접은 이 감독은 김민준과 이로운 등 내년 선발 자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역대급 외국인 투수 페드로 아빌라를 영입했다. 팀에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내년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7위 NC 다이노스의 이호준 감독과 부임 첫해였던 10위 키움의 설종진 감독은 한 번 더 기회를 보장받을 가능성 크다.
관심은 포스트시즌 진출 팀에 모인다. KBO리그 역사상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고도 해고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의 경우가 2023년 SSG 김원형 감독이다. 김 감독은 팀을 2022년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으로 이끌고도 이듬해인 2023시즌 뒤 경질됐다. 정규시즌 3위에 이어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는 것이 이유다. 김원형 감독은 이번 시즌에 앞서 지난해 9위 두산 베어스 사령탑을 맡아 5위로 끌어 올렸다. 2010년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SK 와이번스에 4연패로 지자 곧바로 교체됐다. 선 감독은 삼성을 2005년과 2006년 한국시리즈 2연패로 이끌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90년 삼성 정동진 감독도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에 4패로 무너지자 가차 없이 쫓겨났다. 승부의 세계에서 2등은 의미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이번 시즌도 포스트시즌에 올랐다고 수명 연장을 장담할 수 없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다. 이 감독은 2024시즌 우승→2025시즌 8위→2026시즌 준플레이오프 진출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야 안심할 수 있다.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우승 외 다른 선택지가 없다. 2024년 2위, 2025년 4위에 오른 삼성은 이번 시즌을 우승 적기로 판단했다. 박 감독 역시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계약은 2028년까지지만 의미가 없다.
염경엽 LG 감독은 체면을 구겼다. ‘왕조 건설’을 자신하다 와일드카드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LG 팬들의 충격이 엄청나다. 당장 교체는 없겠지만 지도력에 큰 생채기를 냈다. 염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다. 염경엽 감독은 국내 최고 대우(3년 30억 원)를 받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사생결단의 자세로 치러야 한다. 이강철 kt wiz 감독은 유일하게 신변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약세라는 전망을 뒤엎고 정규시즌 1위에 오른 서사가 감동을 선사했다. 재계약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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