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실’ 따지는 각 구단…또다시 도마 위 오른 아시안게임 선발 기준 [김대호의 야구생각]


AG 앞두고 구단 별 득실 계산 반복
'병역 브로커' 비판에도 선수 이익 우선
일본 사회인 팀과 경쟁, 스스로 위상 떨어뜨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입이 9월 19일 개막한다. 한국은 연령 제한을 뒀지만 올스타급 선수를 선발했다. 각 구단은 주전급 선수가 이탈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뉴시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아시안게임이 임박한 모양이다. 또 짜증스런 논쟁이 시작됐다. 누가 유리하고, 누가 불리한지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린다. 팬들도 가세해 불공정한 선발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시안게임 때만 되면 프로야구는 홍역을 치른다. 리그가 중단됐던 예전엔 선발 기준을 놓고 감독 청문회까지 열렸다. 리그와 병행하는 지금은 선발 공정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9월 19일 개막한다. 야구는 21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한국은 지난 6월 24명의 엔트리를 확정했다. 만 25세 이하의 프로 4년 차 이하 선수들로 구성됐다. 와일드카드는 3명(문보경 노시환 곽빈)이다. 구단당 선발 인원을 3명으로 제한했다. 대표팀은 9월 14일 소집된다.

- 구단 별 대표팀 명단

* kt - 박영현(투) 소형준(투) 오원석(투), 삼성 - 김지찬(외) 이재현(내) 배찬승(투), KIA - 김도영(내) 박재현(외) 성영탁(투), LG - 문보경(내) 김영우(투), 두산 - 곽빈(투) 최민석(투) 박준순(내), NC - 김주원(내), 롯데 - 윤동희(외) 최준용(투) 김진욱(투), 한화 - 문현빈(외) 노시환(내), SSG - 정준재(내) 조병현(투) 조형우(포), 키움 - 김건희(포)

류지현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구단 별로 선수 선발을 안배하느라 고심했다. 특히 투수진 구성에 많은 진통이 따랐다. /뉴시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2년 항저우 대회부터 리그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대신 저 연차 선수 위주로 선발해 각 구단의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도 드러났듯이 대부분, 아니 모든 선수가 각 팀의 주축이라는데 있다. 특히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시기가 순위 싸움이 가장 치열한 시점과 맞물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특정 팀의 피해가 가장 크다’, ‘같은 3명이라도 투수와 야수의 비중이 다르다’, ‘이번 포스트시즌 향배는 아시안게임 이 결정할 것’이라는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자칫 시즌이 끝난 뒤에도 후폭풍이 우려된다.

한국 야구와 아시안게임은 매우 특별한 관계다. ‘병역 특례’의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이다. 프로 선수 출전이 허용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부터 전도유망한 프로 선수들이 이 대회를 통해 군 면제 혜택을 받았다. 맞수인 일본과 대만이 아마추어 선수들을 출전시켜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이 곧 군 면제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아마추어 선수들의 경연장이 돼야 할 아시안게임이 프로 선수들의 ‘병역 브로커’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박찬호 추신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후 순탄한 메이저리그 생활을 이어갔다.

아시안게임에 프로 정예 멤버가 출전하는 한국은 아마추어 위주의 일본과 대만을 누르고 우승을 독점해 왔다. 반대로 우리 야구 수준을 스스로 격하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뒤 즐거워 하고 있는 대표 선수들. /뉴시스

이번 대회 역시 일본은 사회인 야구 선발팀을 출전시킨다. 병역 혜택이 있는 대만은 다르다. 대만은 군 복무 기간이 6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나면서 미국에 진출해 있는 젊은 선수들을 대거 선발하고 있다. MLB 40인 로스터의 내야수 정쭝저(보스턴 레드삭스)도 포함됐다. 한화의 실질적인 에이스 왕옌청 역시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9월 21일 대만과의 첫 경기가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5연패를 노린다. 비록 대만이 만만한 상대가 아니지만 올스타에 버금가는 선수 선발이 맞는지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각 구단도 비판의 소리를 내고 있다. 소속 선수의 혹사를 염려하기도 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보다 ‘그들이 없는 2주 간’이 더 걱정이라고 볼멘 소리를 한다. 냉정하게 보면 대만전 한 경기를 위해 최정예 국가대표를 구성하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격을 스스로 낮추고 있다는 지적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daeho9022@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