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민 145m 홈런 지워버린 문정빈 ‘그랜드 슬램’…LG 희망도 살렸다


3위 LG, 18일 1위 kt에 9-1 낙승
문보경 대신 4번 낙점된 문정빈 맹활약
상위권 재진입 희망 살려

LG 타선의 신데렐라 문정빈. 문정빈은 주포 문보경이 부진한 틈을 타 LG의 4번 자리를 꿰찼다. 후반기에만 홈런 7개를 몰아치며 팀의 새로운 해결사로 등장했다. /LG 트윈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18일 잠실 kt wiz전을 앞두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2위 삼성 라이온즈에 5.5경기 차로 뒤져 있고, 4위 KIA 타이거즈에는 1경기 차로 앞서 있었다. 1,2위를 따라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느냐, 아니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안정적인 운영에 들어가느냐의 갈림길이다. 1위 kt와의 이번 주중 3연전 결과에 달렸다. LG는 이번 시즌 kt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대 전적 3승 9패로 크게 밀렸다. 특히 잠실 구장에선 6전 전패로 몰렸다. LG 입장에선 18일 kt전은 어떻게든 이겨야 할 ‘숙명’ 같은 경기였다.

LG는 초반부터 특유의 응집력을 발휘했다. 적극적인 베이스러닝과 팀 배팅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마운드 위의 임찬규는 공 하나하나에 혼을 실어 던졌다. 1회말부터 5번 송찬의의 좌전 적시타로 2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3회말 무사 1,2루의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불안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 어김없이 위기를 맞는다.

kt의 고릴라 안현민은 18일 LG전서 잠실구장 외야 최상단 벽을 때리는 145m 대형 홈런을 터트렸다. /kt wiz

LG는 4회초 엄청난 데미지의 한 방을 맞는다. 임찬규가 kt 3번 안현민에게 좌중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그냥 홈런이 아니었다. 잠실 구장 외야 관중석 맨 꼭대기의 벽을 강타했다. 순간 LG 응원석은 "아!"하는 탄식과 함께 모두 털썩 주저앉았다. 무려 145m짜리 홈런이었다. 분위기가 완전히 kt로 넘어갈 수 있는 묵직한 대포였다.

넘어져 가던 LG를 일으켜 세운 건 2년 차 거포 문정빈(23)이었다. 문정빈은 2-1인 5회말 1사 만루에서 회심의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kt 선발 소형준의 147km 투심(싱커)을 밀어 쳐 오른쪽 펜스를 살짝 넘겼다. 시즌 14호 홈런이자 자신의 생애 첫 그랜드 슬램이었다. 문정빈의 홈런 한 방으로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LG는 이후 백기를 든 kt를 더 몰아세워 9-1로 크게 이겼다. 문정빈은 5타수 2안타 5타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LG 문정빈은 문승훈 KBO 심판위원의 아들이다. 해태 시절 거포로 이름을 날렸던 아버지를 닮아 엄청난 힘을 자랑한다. /뉴시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2년 8라운드 전체 77번으로 LG에 입단한 문정빈은 지난해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이번 시즌엔 주로 대타로 나서다 주포 문보경이 부상과 부진으로 제 몫을 못하자 최근 4번 자리를 꿰찼다. 이날까지 4경기 연속 4번 타자로 기용됐다. 문정빈은 지난주에만 홈런 3개를 몰아치는 등 후반기 들어 홈런 7개를 쏘아 올렸다. 타율도 .305로 안정적이다. 문보경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문정빈 없는 LG 타선은 상상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LG는 kt전 승리로 상위권 재진입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공교롭게 2위 삼성도 패하면서 1,2위와 승차가 좁혀졌다. 한편 4위 KIA와 5위 두산 베어스 역시 나란히 승리를 거둬 3위 LG와 승차를 그대로 유지했다. LG로선 너무도 소중한 승리였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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