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현 '학폭 사건'은 피해자 인권침해"...체육시민연대, KBO·키움 입장 표명 요구


지속적인 괴롭힘과 따돌림 '심각'
키움과 KBO 책임도 가볍지 않아
'학폭 인정'에도 가해자는 묵묵부답

박준현의 학폭 사건이 갈수록 심각한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가해 정도가 가볍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뉴시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천안북일고 투수 박준현의 학폭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단지 욕설 차원이 아닌 지속적인 괴롭힘과 심부름, 불법 촬영, 따돌림 등 학원 스포츠에서 벌어지는 총체적인 인권침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체육시민연대는 10일 이 사건을 피해자에 대한 방기와 구제 실패가 빛은 참담한 결과로 규정하고 교육 당국은 물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키움 히어로즈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체육시민연대는 "전도유망한 학생 선수는 ‘학폭 가해자’라 하더라도 모두가 나서 지켜주는 체육계의 못된 관행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면서 "피해자는 전교생 앞에서 망신을 당해도 누구에게도 하소연 못하고 2차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체육시민연대에 따르면 2025년 천안북일고에 진학한 피해자는 박준현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피해자는 지도자, 학교 관리자 그리고 다른 선수와 학부모에게 고통을 알렸지만 개선되기는커녕 더 ‘고립’됐다고 한다. 심지어 천안교육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학폭 아님’ 처분을 내려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줬다. 이 판단으로 피해자는 박준현 측으로부터 "향후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엄포를 마주하게 됐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혼합형 불안 및 우울장애 진단을 받았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다행히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9일 박준현의 ‘학폭 아님’을 취소하고 ‘학폭 행위’로 인정하고 1호 처분인 서면 사과 명령을 내렸다.

박준현은 올해 고교 최고 투수로 꼽혔다. 하지만 학폭 가해자로 밝혀지면서 선수 인생에 위기를 맞고 있다. /한화 이글스

체육시민연대는 키움 히어로즈와 KBO의 책임도 무겁다고 지적했다. 키움과 KBO는 박준현이 학폭 사건의 가해자임을 알고도 단지 "나는 책임없다"는 박준현의 말만 믿고 자체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까지도 키움과 KBO는 선수의 입장만 기다리는 등 사태 해결보다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준현은 2026시즌 드래프트에서 키움으로부터 전체 1번으로 지명돼 계약금 7억 원을 받고 입단했다. 박석민 삼성 라이온즈 코치의 아들이다. 아직도 체육계에 만연돼 있는 피해자 인권 보호보다 성적과 실력이 우선시 되는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다.

daeho9022@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