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군 최저연봉 3000만원, 많나 적나?...1군이 더 문제 [김대호의 야구생각]


프로야구 2군 선수는 연습생 개념
수익활동 없는 곳에 임금도 없다
1군 최저연봉 인상이 올바른 접근

프로야구는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면서 명실상부한 국민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1군 최저연봉 6500만 원을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뉴시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해마다 스토브리그 때면 프로야구 선수의 최저연봉이 이슈가 된다. 최저연봉 3000만 원이 너무 적다는 것이 대체적인 기류다.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 선수의 최저연봉이 국가가 정한 최저임금(2026년 25,882,560원)을 가까스로 넘는다고 꼬집는다.

얼핏 맞는 지적이다. 프로야구 선수의 연봉 3000만 원은 프로 농구, 배구 등 다른 종목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엔 따져볼 부분이 있다. 무턱대고 낮은 연봉을 논하기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프로야구 각 구단은 80명 정도의 등록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미등록 선수까지 포함하면 대략 100명 정도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1군 28명을 제외하면 마이너리그(2군, 잔류군) 선수들이다. 퓨처스리그(2군리그)는 팀당 100경기 안팎(경기 수가 일정하지 않다)을 치른다. 정규리그와 가장 다른 점은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퓨처스리그 경기엔 입장 수입도 없고, 광고 수입도 없다. 구단의 일방적인 지출이 있을 뿐이다. 구단은 2군 선수들에게 숙식을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분야마다 전문 코치들이 따라붙고, 이동 땐 최고급 버스를 이용한다. 수익이 한 푼도 없는데 연봉까지 지급한다.

미국 마이너리그는 수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펼친다. 2024년 더블A 팀 몽고메리 비스킷츠가 한국의 김치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고 있다.

연예기획사에 연습생 제도가 있다. 이들은 기획사로부터 숙식과 레슨을 무료로 받는다. 대신 정식 가수나 연기자로 데뷔하기 전까지 보수를 받지 않는다. 수익을 내지 않기 때문에 임금을 지불하지 않는 것이다. 프로야구 2군 선수와 연습생은 구단이나 기획사의 미래를 위한 투자 개념이다. 프로야구 구단이 연예기획사보다 훨씬 후하다. 엄밀한 의미에서 프로야구 2군 선수들은 ‘프로’가 아니다.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의 최저연봉은 우리보다 박하다. 트리플A의 최저연봉은 11,200달러(한화 1646만 원), 더블A 최저연봉은 9600달러(한화 1411만 원)이다. 미국의 마이너리그는 경기마다 수천 명의 관중이 입장하는데도 연봉이 매우 낮다. 많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아르바이트를 한다. 일본 프로야구의 최저연봉은 440만 엔(4069만 원)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프로야구의 질적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뉴시스

프로야구 최저연봉 보다 더 중요한 건 ‘1군 최저연봉’이다. KBO리그 1군 최저연봉은 6500만 원이다. 메이저리그 최저연봉 76만 달러(약 14억 원)와는 비교 자체가 안 되고 일본 프로야구 1600만 엔(약 1억5000만 원)보다도 많이 낮다. 프로야구 선수의 가치를 결정하는 잣대는 1군 선수들의 연봉이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의 수준이나 인기도로 견줘 봤을 때 1군 최저연봉이 1억 원은 돼야 적당하다. 프로야구 1군에서 활약할 정도의 선수라면 누구나 높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학생 선수나 2군 선수들이 꿈을 갖고 땀을 흘린다. 프로야구 최저연봉도 그 방향을 잘 잡아야 할 것 같다.

daeho9022@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