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7월을 기다린 것인가. 이정후의 방망이가 7월 첫 출전부터 무섭게 폭발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에 5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날 경기에서 빠졌던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3루타를 터트리는 등 사이클링 히트에서 홈런이 빠진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240까지 떨어졌던 타율은 .246로 끌어 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애리조나와 10회 연장 끝에 6-5로 승리, 힘겹게 4연패 늪에서 빠져 나왔다.
이정후에게 9회초 마지막 타석의 기회가 찾아왔다. 홈런 하나만 날리면 대망의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는 순간이다. 5-3으로 앞선 가운데 2사 2루. 애리조나 투수는 우완 제이크 우드필드였다. 볼카운트 2-2에서 몸쪽 높은 싱커가 들어왔고, 이정후는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우익수 방향으로 날아갔다. 관중석이 들썩였지만 공은 애리조나 우익수 제이크 맥카시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하루 휴식을 취한 덕인지 이정후의 방망이는 무척 가벼워 보였다. 1회초 1번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선두 타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샌프란시스코는 4번 윌머 플로레스의 볼넷으로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애리조나 선발 메릴 켈리의 초구 149km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 당겼다. 타구는 우중간 펜스를 직접 때렸다. 그 사이 플로레스는 홈을 밟았고, 이정후는 3루에 미끄러져 들어갔다. 6월27일 마이애미전 이후 5경기 만의 시즌 7번째 3루타다.
이정후는 4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이번엔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뿜어냈다. 6월6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21경기 만의 시즌 18번째 2루타다. 6회초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된 이정후는 3-2로 쫓긴 8회초 1사 후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우드포드의 몸쪽 높은 커터를 잡아당긴 것이 1루수 강습 내야안타로 기록됐다. 5월7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57일 만에 3안타 경기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이정후는 7번 패트릭 베일리의 적시타 때 팀의 4번째 득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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