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2루타의 사나이’가 귀환했다. 이정후가 슬럼프 기미를 2루타 두 방으로 날렸다. 여기에 천금 같은 결승 타점까지 올리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경기에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3경기 연속 2번 타순에 배치된 이정후는 2루타 2개와 결승 희생 플라이 등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이정후는 2할6푼대(.269)로 떨어졌던 타율을 하루 만에 .274로 끌어 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0-5에서 6-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극적으로 2연패에서 벗어났다.
최근 극심한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도미닉 스미스(5번 1루수)와 다니엘 존슨(7번 우익수)을 급히 라인업에 올렸다. 1회초부터 샌디에이고 5번 가빈 쉬츠에게 우월 3루타를 얻어 맞고 2점을 먼저 내준 샌프란시스코의 1회말 반격이 시작됐다. 1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 닉 피베타의 낮은 커브를 받아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렸다. 샌디에이고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공을 옆으로 빠트리는 사이 이정후는 2루에 세이프됐다. 이정후의 이 타구는 처음에 단타와 수비수 실책으로 기록됐다가 잠시 뒤 2루타로 정정됐다. 지난달 22일 캔자스시티전 이후 14일 만의 시즌 15호 2루타다.
이정후는 2회초 2사 1루 수비에서 타티스 주니어의 우중간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슬라이딩으로 잡아내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이정후는 4회말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샌프란시스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사이 샌디에이고는 5회초 4번 잭슨 메릴과 5번 쉬츠의 연속 적시타로 5-0으로 크게 앞서 나갔다.
5회말 8번 패트릭 베일리의 2루타로 한 점을 따라 붙은 샌프란시스코는 6회말 공격에서 반격의 실마리를 찾는다. 그 시작은 이정후였다. 1사 후 타석에 선 이정후는 피베타의 151km 몸쪽 높은 포심 패스트볼을 걷어 냈다. 빗맞은 타구는 좌익수 앞에 똑 떨어졌다. 샌디에이고 좌익수 브랜든 로크리지가 앞으로 슬라이딩하는 사이 이정후는 잽싸게 2루에 미끄러져 들어갔다. 시즌 16호 2루타를 생산한 이정후는 4번 맷 채프먼의 좌월 2점 홈런 때 홈을 밟았다.
시즌 16번째 멀티히트를 완성한 이정후는 7회말 공격에서 기어코 역전 타점을 이끌어 냈다. 3-5로 따라 붙은 샌프란시스코는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1번 엘리엇 라모스의 좌익수 옆을 꿰뚫는 2루타로 5-5 동점을 만든 뒤 계속해서 1사 2,3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다음 타자 이정후는 샌디에이고의 바뀐 투수 제이슨 아담의 초구 140km 체인지업을 주저 없이 걷어 올렸다. 타구가 중견수에게 잡히자 3루 주자 타일러 피츠제럴드는 여유 있게 홈인, 6-5로 경기를 뒤집었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말 2사 2,3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잘 넘겨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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