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이정후가 오랜 침묵을 깨트리는 추격의 한 방을 날렸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MLB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인터리그 홈 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최근 2경기 연속으로 무안타에 그친 이정후는 이 경기에서도 초반 타격감을 찾지 못하다 8회말 회심의 1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한 이정후는 타율 .276를 유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캔자스시티 선발 투수 크리스 부빅에 꽁꽁 묶여 1-3로 패하면서 3연승을 마감했다.
이날 경기는 두 팀 좌완 선발 투수 간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비 레이는 이번 시즌 6승 무패로 양 리그 전체 다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캔자스시티 선발 부빅은 4승2패에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5위(1.66)에 랭크돼 있는 수준급 투수다. 두 투수는 투구 유형에서도 스리쿼터로 비슷하다. 레이는 변화구 비중이 크고, 부빅은 포심 패스트볼을 많이 던진다는 점이 다르다.
1회말 2사후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부빅과 7구까지 끈질긴 승부 끝에 149km의 한 가운데 높은 싱커를 받아 쳤지만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선 초구를 건드렸지만 이번엔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역시 한 가운데 148km 싱커였다.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부빅의 현란한 투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5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던 샌프란시스코는 6회말 2사후 2번 윌러 플로레스가 첫 안타를 때려낼 정도로 빈공에 시달렸다. 이정후는 6회말 플로레스를 1루에 두고 부빅과 다시 만났지만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136km 바깥쪽 낮게 빠지는 스위퍼에 속아 헛스윙 삼진당했다. 17일 애슬레틱스전 마지막 타석부터 12타석 연속 무안타였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레이도 7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8회초 레이에 이어 등판한 언더핸드 타일러 로저스는 캔자스시티 3번 비니 파스콴티노에게 우중월 2점 홈런을 얻어 맞아 샌프란시스코가 2점을 먼저 내줬다.
0-2로 뒤진 8회말 샌프란시스코는 마침내 2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자는 3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이정후. 이정후는 캔자스시티 3번째 투수 존 슈라이버의 몸쪽 낮은 스위퍼를 특유의 거침없는 스윙으로 두들겼다.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였다. 2루 주자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지만 1루 주자가 3루에 머문 것이 아쉬웠다. 이정후의 이번 시즌 13호 2루타이면서 30번째 타점이다.
이정후의 한 방으로 한 점을 따라 붙은 샌프란시스코는 계속된 2사 2,3루에서 4번 맷 채프먼이 포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돼 역전에 실패했다. 캔자스시티는 9회초 한 점을 추가해 샌프란시스코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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